SBS뉴스

뉴스 > 국제

돼지 10억마리 시대…인간·환경 위협한다

입력 : 2009.05.12 17:51

FAO "아시아 소규모 농장 예의주시 필요"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에 대한 공포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돼지 개체수의 빠른 증가가 인간과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30년 전 7만5천마리 정도였던 돼지 수는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해 현재 세계적으로 10억 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돼지 수가 많아질수록 인간은 양질의 단백질을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지만, 사육 시설과 관리 체계가 부실한 지역에서는 환경 및 인간의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공장식 사육시설은 유기질 가축 폐기물을 방류해 강과 호수의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고, 심각한 악취를 발생시켜 인근 주민에게 불쾌감을 주며, 돼지에 항생제를 지속 투여하면 항생제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를 출현시킬 위험이 있다.

특히 돼지는 인간 거주 공간 가까이에서 사육되고, 인간과 많은 바이러스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인간에게 질병을 옮길 잠재적 위험이 크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한다.

이 같은 위험은 선진국보다는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에서 더 크다.

미국과 유럽의 돼지들은 엄격한 생물 안전 규제를 적용받는 현대식 농장에서 비교적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사육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의 경우, 대부분 시설이 열악한 소규모 가내 농장에서 세계 최대 수준인 약 2천700만 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다.

게다가 인구밀집 국가인 베트남에는 동물 농장 부지가 넉넉지 않아 호찌민시(市)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상업도시 주변에서도 돼지 농장이 운영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가축 폐기물로 인한 강물 오염이 심각하고 돼지와 관련된 전염병이 유난히 창궐하는 이유는 동물농장 상황이 베트남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2007년 유행한 중국의 돼지청이병, 1998~1999년 말레이시아와 방글라데시의 니파 바이러스, 올해초 필리핀의 에볼라 바이러스는 모두 돼지와 관련된 질병이다.

과학자들은 개발도상국들의 소득증가와 그로 인한 고기의 수요증가로 돼지 등 가축들의 개체수가 계속 급증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상황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