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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상장관회담…FTA 돌파구 찾나?

입력 : 2009.05.12 11:23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양국 통상장관이 자리를 함께 한다.

6월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통상장관회담에서 양국은 통상현안, 특히 FTA 비준에 관한 의견을 집중적으로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측에서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에 대한 수정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 측은 한·미 FTA가 양측 이익을 균형있게 반영한 협상이라는 점을 들어 이를 차단하는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 행정부·의회 관계자 동시 설득 12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오는 6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은 14일 워싱턴에서 통상장관회담을 열고 한·미 FTA에 관한 의견을 교환한다.

이번 회담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양국 통상장관 간의 첫 만남으로, 지난달 2일 런던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FTA 진전을 위해 협력키로 합의하면서 열리게 됐다.

특히 이번 회담은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드미트리어스 마란티스 부대표 등 미 통상당국의 진용이 갖춰진 직후 개최돼 한·미 FTA에 대한 미 행정부의 진의를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선 기간 오바마 대통령이 자동차 문제를 특별히 언급하며 한·미 FTA 수정 필요성을 제기한데 이어 커크 대표와 마란티스 부대표 역시 청문회 인준 과정에서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에 대해 진전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한·미 FTA 재협상 또는 추가협상 논란이 계속돼 왔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 행정부에서 정식으로 한.미 FTA 재협상 또는 추가협상을 제의한 적은 없었다"면서 "미 통상당국 진용이 갖춰진 직후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미 행정부의 진의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우리 측에서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이혜민 외교부 FTA 교섭대표 등 통상당국 최고위급 관료들이 참석해 미 측에 대한 설득 작업에 나선다.

이들은 통상장관회담 전인 13일 찰스 랭글 미 하원 세입위원장, 찰스 그래슬리 상원 재무위 간사 등 미 상·하원 주요 인사들과의 별도 만남을 통해 한·미 FTA 인준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다.

아울러 미 통상정책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개리 로크 상무장관과의 면담에서도 양국 통상현안과 한·미 FTA 진전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양측은 이번 통상장관회담 논의 내용을 토대로 추가 실무 협의를 거친 뒤 내달 중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 진전을 위한 협력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 車,쇠고기 놓고 이견 예상 이번 통상장관회담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과연 미 측이 자동차와 쇠고기 등의 분야에서 어떤 요구를 할지에 있다.

미 행정부는 물론 의회에서도 자동차와 쇠고기 등의 분야에서 추가 진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오고 있기 때문이다.

마란티스 USTR 부대표는 최근 상원 재무위원회에 제출한 인준청문회 서면답면 자료에서 한.미 FTA와 관련해 "론 커크 대표는 재협상을 하지 않고 우려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마란티스 부대표는 그러나 한국에서 미국 자동차의 공정한 경쟁 확보와 쇠고기 시장 재개방 문제에 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통상장관회담에서 이를 최우선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찰스 랭글 미 하원 세입위원장도 지난 7일 한·미 FTA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매우 심각한 형편에 놓여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미 의회의 비준을 위해서는 자동차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우리 정부는 일단 협정문에 손을 대는 형식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이혜민 FTA 교섭대표는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계속 밝혀왔지만 재협상이든 추가협상이든 한·미 FTA 협정문의 내용을 수정하는 형식은 하지 않는다는게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쇠고기 문제는 한·미 FTA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자동차의 경우도 미 측 요구사항 대부분이 이미 한·미 FTA 협정문에 반영됐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그러나 미 측이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를 한.미 FTA 비준과 연계할 경우 양측이 협정문에 손을 대지 않고 타협점을 모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한덕수 주미 한국대사는 지난 6일 미 민주당 내 모임인 새민주연대(NEW Democratic Coalition) 소속의원 10여 명과 만난 자리에서 "이미 결론이 난 협정을 다시 협상할 의사는 없다"면서도 재협상 방식을 취하지 않고 양국의 우려사항을 해소하는 방안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일단 통상장관회담에서 미 측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들어보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를 통해 한·미 FTA 진전을 위해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