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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 음독자살 시도…대책 없나?

입력 : 2009.05.11 17:55

비전캠프 등 운영…"우발상황 막기는 역부족"


육군 병사 2명이 지난 9일 휴가 중 '동반 음독자살'을 시도하면서 병사 자살방지 대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11일 육군에 따르면 경기 포천 모 부대 소속 김모(21), 이모(21) 일병은 지난 9일 경북 경산시의 한 여관에서 독극물인 제초제를 마시고 중태에 빠졌다.

최근 자살사이트 등을 통한 집단 자살 현상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하고 있지만 현역 병사들이 함께 자살을 시도한 적은 이례적이어서 사회적 병리현상이 군 내부로까지 확산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음독장병은 '관심병사' = 음독자살을 시도한 두 병사는 병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관심병사'로 분류돼 육군에서 특별관리되고 있다.

군이 실시하는 인성검사 등을 통해 관심병사로 분류되면 여단 및 사단급에서 운영하는 상급부대 인성캠프(비전캠프)에 입소해 3박4일간 순화 치료 과정을 밟는다.

김 일병 등도 관심병사로 분류돼 지난 2월 비전캠프에 입소해 교육을 받은 뒤 3월 군사령부 병역심사관리대에서 복무부적합 여부에 대한 심의를 받았다.

심의당시 심사관리대는 '문제는 있지만 바로 전역시켜 개인에게 오점을 남기는 것보다 좀 더 지켜보면서 정상화시키자'고 결정, 두 사람이 계속 복무토록 했다.

이에 따라 두 장병은 4월에도 비전캠프에 입소해 관련 교육을 받았고 정신과 진료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연이은 비전캠프 교육과 심사관리대의 전역유보 판단에도 군은 두 장병의 자살시도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막진 못했다.

특히 두 병사는 서로 모르는 관계였지만 비전캠프를 통해 안면을 익혀 동반자살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캠프가 결과적으로 이들에겐 연결고리가 된 셈이 됐다.

◇군내 자살비율 증가추세 = 군내 사망자 중 자살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에 따르면 육군 사망자 중 자살자 비율은 2004년 52%(54명), 2005년 53%(51명), 2006년 66%(66명), 2007년 71%(68명), 작년 65%(68명)로 나타났다. 작년의 경우 2007년보다 다소 감소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군 전체적으로도 올해 사망자 38명 중 자살자가 31명을 차지하는 등 매년 자살사고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군내 자살사고 현황은 10만명당 11.4명으로, 20대 민간인 10만명 당 약 19명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군은 최근 경제불황과 사회 인명경시 풍조의 군내 유입으로 자살 병사가 증가하지나 않을 지 우려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이들 자살 병사 대부분이 관심병사로, 비전캠프에 입소한 관심병사는 작년에 8천693명, 2007년 6천990명, 2006년 6천699명이었다.

하지만 이들을 순화, 교육하기 위한 비전캠프의 효율성이 생각만 못하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2007년 비전캠프에 입소한 관심병사에 대한 치료 결과를 보면 입소전과 동일하다는 판정이 732명, 현역복무 부적합자로 건의된 병사가 177명에 이르는 등 909명(13.6%)에 대한 치료가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병역심사대 심사결과 현역부적응자로 최종 판정돼 조기전역한 병사는 445명이었고, 올해 1~4월에는 240명이 조기전역했다.

◇군내 자살 감소대책은 = 군도 사회적 조류와 맞물려 늘어나는 장병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육군은 일단 현역 입영시 훈련소에서 인성검사를 실시해 병영생활 적합여부를 가린다. 부대에서 생활하는 장병의 경우에는 표준 인성검사 프로그램과 스트레스 및 개인안전지표 등을 통해 군생활 적합 여부를 꾸준히 체크한다.

특히 사단별로 2명씩 배치된 병영생활 전문상담관과 대대 및 연대별로 1명씩 배치된 자살예방 전문교관을 통해 지속적인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관심병사로 분류되면 비전캠프에 입소하게 되고 이곳에서의 교육결과를 놓고 군사령부 병역심사관리대에서 복무부적합 처리여부를 결정한다.

군으로서는 이 같은 나름의 군 생활 적응 및 자살방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이번 음독자살 시도처럼 우발적인 상황에 대비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군 관계자는 "군도 병사들의 군생활 적응 노력과 더불어 자살 방지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모든 상황을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