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졸업자의 '취업 대란'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금융회사의 채용 규모는 작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일부 은행이 채용 인원을 작년보다 확대할 예정이지만 취업 수요를 흡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취업 준비생에게 인기가 높은 공공기관은 신규 채용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금융사와 공기업을 중심으로 채용한 청년 인턴도 대부분 올해 하반기에 기간이 끝나 구직시장에 합류하게 된다. 채용시장이 정상화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극심한 취업난이 우려된다.
◇ 금융권 채용 예년만 못하다
은행과 증권, 보험 등 대부분 금융회사가 하반기에 대졸 정규직 채용을 계획하고 있어 그나마 취업예정자들의 숨통을 터줄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잡셰어링 차원에서 정규직 채용 규모를 작년 하반기의 145명에서 올해 250명으로 100명 이상 늘릴 계획이다. 농협과 외환은행은 채용 인원을 확대한다.
그러나 국민, 하나, 신한은행 등 다른 주요 은행들은 아직 채용계획을 못잡고 있다.
보험과 증권 등 2금융권은 채용 규모가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과 뉴욕생명, 푸르덴셜생명, 삼성화재 등은 작년 수준에서 하반기 채용을 검토하고 있지만, 미래에셋생명과 동부화재, 롯데손보 등은 적은 인원을 뽑을 예정이다. 작년에 36명을 채용한 하나HBSC생명은 올해 하반기 채용계획이 없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우증권이 작년 하반기(약 60명) 수준에서 채용에 나선다. 우리투자증권은 소폭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130명)보다 다소 적은 인원을 뽑는다는 방침이다.
신한카드는 2007년 옛 LG카드와의 통합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2007년과 지난해 모두 하반기 공채를 하지 않았고 올해도 공채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상태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70명 정도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예년처럼 35명 안팎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하반기에 18명을 뽑았으나 올해는 아직까지 예정이 없다.
◇ '신이내린 직장' 입사 실종
상당수 공기업의 정규직 일자리는 2년째 공급이 끊긴 상태다.
정부가 2012년까지 '10% 이상 인력 감축'을 목표로 제시함에 따라 공기업들은 인력 감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퇴직 등 자연감소만으로는 목표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신규 채용은 엄두를 못내고 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한국관광공사, 마사회,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기업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규직 채용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는 조직 통합에 따른 조직슬림화 작업이 강도 높게 진행될 수 있어 작년과 올해는 물론 내년 이후도 채용을 장담하기 어렵다.
올해 하반기로 좁혀보면 신규 채용 계획이 거의 전무하다.
농어촌공사가 하반기에 100~ 150명을 뽑는 것을 제외하면 채용다운 채용을 찾아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하반기 약 200명 채용을 내부 검토하고 있지만, 정원 감축 문제와 맞물려 불확실하다.
석유공사는 작년 하반기에 88명을 뽑았으나 올해는 채용이 불투명하다. 올해 상반기에 89명을 채용한 수자원공사도 하반기에 추가 채용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18명을 뽑은 한국거래소는 올해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영향 등으로 예년 수준의 채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장기간 신입 직원을 채용하지 않으면 인력 구조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내년에는 최소한이라도 채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하지만 채용을 하더라도 예년 규모로 뽑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 채용 정상화 '캄캄'..청년인턴 어쩌나
각 금융사와 공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쯤 채용 시장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역시 올해 하반기에 경기가 바닥을 치고 점차 회복한다는 전망을 전제로 한 것이다.
금융권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선발한 청년인턴들은 고용 기간이 10개월 안팎으로 하반기 중 대부분 채용기간이 끝난다. 청년층에 한시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만큼 채용 연장은 거의 검토되지 않고 있다.
당분간 채용 여건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의 재취업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상당수 업체가 청년 인턴에 대해서는 정규직 입사 때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채용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 역시 실효성이 크지 않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인턴사원들은 장래가 보장되지 않아 힘들어하고 있고, 가점을 주더라도 채용계획이 잡혀야 도움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고민"이라고 전했다.
정규직 전환을 검토하는 기관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가스안전공사는 현재 채용 중인 청년인턴 42명 가운데 절반 정도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공계 학력자나 기술자격 보유자가 많은 공사 특성을 감안, 정규직 채용에 준해 인턴을 뽑은데 따른 것이다. 주택금융공사도 청년인턴 20명 중 14명 안팎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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