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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호흡기 상당수 불량…구조는 커녕 '폭발'

정유미

입력 : 2009.05.04 20:47|수정 : 2009.05.0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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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불이 났을 때 사용하라고 공공장소에 비치된 공기 호흡기들 가운데는 불량품이 상당수 있습니다. 생명을 지켜주기는 커녕 평소에도 폭발 위험이 있는 불량품들을 유통시켜온 업자들이 구속됐습니다.

정유미 기자입니다.



<기자>

검찰에 적발된 불량 공기 호흡기입니다.

이 호흡기에 공기를 충전하는 실험을 해봤습니다.

굉음을 내며 폭발해 용기가 심하게 파손됐습니다.

[김창배/가스안전공사 검사팀장 : 이쪽으로 압력을 그대로 받으니까 용기가 바로 파열되고 굉장히 위험합니다. 충전 후에 조그만 충격에도 폭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3월에는 소방서에서 공기 충전 도중 공기호흡기가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최강수/고양소방서 소방관 : 자리를 비웠으니 망정이지 머리나 그렇지 않았을 때 얼굴에 맞았다든지, 안면 부위에 맞았을 경우 상당한 부상이나 치명적인 위험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기 호흡기는 불이 났을 때 최대 50분 동안 공기를 공급해 주는 장비로,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지하철역이나 대형 매장 등에 비치하도록 의무화됐습니다.

검찰에 적발된 소방 장비 업체는 지난 3년 동안 불량 호흡기 200여 대를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폐기하기 위해 구멍을 뚫은 공기호흡기를 이렇게 납땜한 뒤 가짜 상표를 붙여 새 것처럼 판매했습니다.

검찰은 업체 대표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폐용기를 제대로 처분한 것처럼 꾸미고 업체에 넘긴 혐의로 소방관 4명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또 기한이 지난 용기의 폐기 규정이 허술한 점을 악용해 불량 호흡기가 더 유통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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