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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공통의 미래 갖는 동일한 종"

입력 : 2009.05.04 14:53

'루시' 화석 발견 도널드 조핸슨 교수 경희대서 특강 "인류의 기원은 600만년 전 아프리카"


한때 '최초의 인류' 화석으로 알려졌던 '루시'(Lucy)를 발견한 미국의 고인류학자 도널드 조핸슨 교수가 한국을 방문했다.

경희대가 개교 60주년 기념으로 유엔경제사회국과 공동으로 5~8일 코엑스에서 개최하는 세계시민포럼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핸슨 교수는 30년 이상 인류의 기원을 연구하며 여러 중요한 화석을 발굴해 인류학 연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그의 가장 중요한 업적은 1974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약 320만년 전의 여성 유골로 추정되는 화석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일명 루시)를 발굴한 것.

'루시'는 턱이 튀어나오고 이마는 뒤로 밋밋한 경사를 이루는 등 조상이 유인원임을 연상케 하는 많은 특징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침팬지보다 똑바른 자세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돼 직립보행을 한 인류 초기 조상의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다.

'루시'의 발견은 찰스 다윈이 1871년 아프리카 침팬지와 고릴라가 인간과 가장 가까운 대형 유인원이라고 추측한 이후 침팬지 조상과 현재의 인류를 잇는 그간의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가 루시인지를 둘러싼 '최초의 인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조핸슨 교수는 세계시민포럼에 앞서 4일 오전 경희대 청운관에서 '다윈과 인류의 기원-루시와 함께 떠나는 여행'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한 조핸슨 교수는 "특정 개체 중에서 가장 생존력이 높은 특성들이 살아남아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한다는 관점은 그동안 유럽사회에서 지배적이었던 창조론에서 과감히 벗어났던 시도"라고 평가했다.

그는 '루시'의 발견 과정에 대해 "에티오피아 하다르 지역의 한 언덕에서 자그마한 팔꿈치 뼈를 발견하고 '인골'(人骨)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전체의 40%나 되는 뼈를 모아놓고 보니 지질학적으로는 320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고 두개골이나 골반은 침팬지보다 인간에 훨씬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루시'라는 이름은 함께 연구를 한 팀원들이 즐겨듣던 비틀스의 '루시 인더 스카이 위드 다이아몬드'라는 곡에서 따왔다고 조핸슨 교수는 덧붙였다.

그는 "여러분이 꼭 하나 기억해야 하는 건 인류의 기원이 600만년 전으로 올라가고 그 기원은 확실히 아프리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피부색이나 머리 모양에 상관없이 모두 동일한 종이고 공통의 미래를 공유하고 있는 인류"라고 강조하며 강연을 끝냈다.

한편 '루시'는 20년간 '최초의 인류' 자리를 지키다 DNA 분석기법의 발달로 루시보다 더 오래된 시기인 500만~700만 년 전에 침팬지 조상에게서 인류가 갈라져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루시 이전의 인류를 찾기 위한 고생물학자들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