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당국 "사망보도 의심"…비호세력 '광범위'
독일 수사당국은 '죽음의 의사'로 알려진 나치 전범 아리베르트 하임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은신 중 사망했다는 언론 보도를 의심하고 있다고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이 보도했다.
독일 공영 ZDF 방송과 뉴욕타임스는 지난 2월 그의 아들과 카이로에 있는 지인들의 말을 인용해 하임이 1992년 직장암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4일자 슈피겔에 따르면 수사관들은 ZDF와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그의 죽음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들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 그의 행적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수사관들은 특히 하임이 도피 이후 스위스와 미국으로부터 돈을 송금받는 등 그의 잠적을 도왔던 '비호세력'이 생각보다 광범위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오스트리아 마우타우젠 강제수용소에서 의사로 근무하면서 반인륜적 실험을 자행했던 하임은 1945년 종전 후 미군에 의해 체포됐으나 재판없이 2년반만에 석방됐다. 이후 바덴바덴에서 15년간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던 그는 독일 당국이 체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1962년 종적을 감췄다.
나치 전범 추적으로 유명한 시몬 비젠탈 센터는 하임을 나치 전범 수배 명단에서 제1순위로 올려놓고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인 하임은 유대인 수용자들에 대해 마취 없이 신체 절단 수술을 하고, 심장에 가솔린 등을 직접 주입해 죽음에 이르는 시간을 측정하는 등 잔혹한 생체실험을 벌여 '죽음의 의사', '마우타우젠의 백정'이라는 등으로 불리고 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경찰은 사망 보도가 나온 지난 2월 그가 실제로 사망했는지 확인할 것이며 필요할 경우 그의 유해를 수습하겠다고 밝혔었다.
하임의 아들인 뤼디거 하임도 독일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하임이 이집트에서 사망했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시몬 비젠탈 센터가 하임이 사망했다는 보도를 믿지 않는다고 밝히는 등 그의 생사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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