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예우가 아니다" 대질 거부
<앵커>
관심을 모았던 노 전 대통령과 박연차 회장간의 대질신문은 노 전 대통령의 거부로 무산됐습니다. 두 사람은 대기실에서 잠시 조우하며 인사만 나눴습니다.
보도에 임찬종 기자입니다.
<기자>
어젯밤(30일) 10시쯤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대질 신문을 시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혐의를 부인하는 노 전 대통령과 그와는 상반된 진술을 하는 박 회장을 대질하면서 허점을 공략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대질 신문은 끝내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아니고 시간도 늦었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노 전 대통령과 박 회장은 어젯밤 11시 20쯤 어색하게 악수만 하고 헤어졌다고 검찰이 밝혔습니다.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은 "고생이 많죠, 자유로워지면 만납시다."라고 말했고,박 회장은 "건강 잘 챙기십시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대질신문이 불발된 데 대해 혐의를 부인하는 피의자가 통상적인 절차를 따르지 않아 아쉽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조사가 진행되는 13시간 동안 대검 청사 주변에선 200여 명의 지지자들이 노 전 대통령을 기다렸습니다.
새벽 2시 10분쯤 노 전 대통령이 버스를 타고 청사를 빠져나오자 지지자들은 노란 풍선을 들고 "노무현"을 연호하며 봉하마을로 가는 길을 배웅했습니다.
청사 앞에서 촛불 시위를 하던 지지자들 가운데 15명이 집회신고 없이 불법집회를 연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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