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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소환, 혐의는 '포괄적 뇌물죄'

입력 : 2009.04.30 09:24


대검 중수부는 30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600만 달러의 '포괄적 뇌물'을 받은 혐의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다.

◇ 혐의는 = 검찰은 2007년 6월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박 회장 측에서 받아 대통령 관저로 전달한 100만 달러와 작년 2월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에게 송금한 500만 달러의 종착지가 노 전 대통령이라고 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100만 달러에 대해서는 최근까지 몰랐고 500만 달러의 존재는 퇴임 후에 알았지만, 정상적인 투자금'이라고 해명했고 현재까지는 돈이 건네진 구체적 경위가 베일에 싸여 있다.

그러나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이 돈을 박 회장에게 요구했기 때문에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죄의 피의자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이날 검찰 조사는 노 전 대통령이 600만 달러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나아가 이를 요구했다는 점을 규명하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아울러 정 전 비서관이 빼돌린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 5천만 원에 대해서도 노 전 대통령이 인지했거나 관여한 바가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 '포괄적 뇌물죄'란 = 형법 129조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뇌물죄로 처벌하려면 업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입증돼야 하는데, 해당 공무원이 직무와 관계없이 평소 친분에 따라 받았거나 차용금이라고 주장하면 제공된 이익을 뇌물로 볼 수 있는지를 다투게 된다.

이때 업무 범위를 넓게 보거나 대가 관계를 광범위하게 인정해 범죄가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 이른바 '포괄적 뇌물죄'이며 판례상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은 비교적 폭넓게 인정된다.

대법원이 1997년 4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뇌물죄를 인정해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확정했으며 2천 205억 원, 2천 623억 원을 뇌물로 보고 추징금을 선고한 것이 '포괄적 뇌물죄'가 인정된 대표적 사례다.

법원은 기업활동에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통령의 지위에서 선처를 바라는 취지를 충분히 인식하고 돈을 받은 만큼 포괄적 뇌물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마찬가지로 검찰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포괄적 뇌물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는 한 대가성이나 직무관련성에 대한 입증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법조계 안팎의 평가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금품을 직·간접적으로 요구했다는 것을 규명해야 하므로 600만 달러의 움직임을 전혀 몰랐다는 노 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할 근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법 적용 가능성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검찰의 주장대로 600만 달러에 노 전 대통령이 개입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수뢰액이 1억 원 이상일 때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특가법상 뇌물죄가 적용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