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그러니까 '그 분'이 오신다 오신다 할 때부터 기자들의 관심사는 언제, 어떤 방법으로 오냐는 문제였습니다.
'언제 오는지'라는 사안에는 흔히 말하는 1보를 누가 먼저 방송에 내보냐는 문제가 달려있고 '어떤 방법으로 오는지'에는 방송 시간과, 현장에 나가는 취재 인력부터 시작해서 기자들의 현장 안전 문제까지 많은 것이 걸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수단은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최근에 침목 균열 문제가 대두되기는 했지만 KTX가 있고, 음료 서비스 한 번만 받고 내리면 되는 비행기도 있고, 심지어는 헬기로 모셔오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분은 당당히 '승용차를 이용한 육로 이동'을 선택하셨습니다.
이유도 분명했습니다.
검찰이 밝힌 것처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러 오는 입장이고, 전직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유난떨며 특별 대접을 받으며 오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법처리 문제는 (구속, 불구속 여부는 나중에 치더라도) 전적으로 검찰이 결정할 일이겠지만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이 너무 극진한 대접을 받는 것은 모양새 면에서 좋지 않다는 것에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분이 육로 소환을 밝히면서 기자들은 바빠졌습니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대한 법률에 따라 그 분은 경호를 받게 되는데, 무수히 많고 또 잘 훈련된 경호 인력과 싸워야 하는 기자들만의 용어로 '아사리 판'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중부내륙을 타고 오시든, IC가 좀 더 적은 경부를 타고 오시든 기자들은 김해부터 서울까지 이르는 장장 4백 킬로미터 거리를 따라가야 합니다.
청와대에 등록된 언론사만해도 103곳.
차량이 두 대씩만 나와도 2백대, 그러나 기자가 속한 곳만해도 적어도 10팀 이상이 도로에 나갈 예정이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수의 취재 차량이 고속도로에 등장할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최저 속도 제한이 있는 고속도로에서 취재경쟁하랴, 그 분이 타신차 동향 살피랴 기타 등등을 하다 보면 사고가 나지 말라는 법이 없어서, 안전의 여부도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2007년 BBK사건으로 김경준씨가 인천공항으로 들어와 검찰청사에 나올 때도 언론사 차량끼리 충돌이 있었는데, 이번은 오죽하겠습니까..전직 대통령의 소환인데..
불행은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그 분도 사람이시고, 일단 대검안에 들어오면 검찰의 빡세고 빡센 조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오시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점심 식사도 하시겠다고 하셨는데요.
그 휴게소는 대통령 차량 + 경호차량 + 취재차량 + 취재 인력..이 휩쓸고 간 뒤에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요????????????
'아사리판' 나는 현장을 절대 두려워 하지 않습니다.
피할 생각도 없습니다.
오히려 가슴이 두근거리고 현장에 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들 뿐입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이번 만큼은 많은 이들의 안전을 위해 소환 전에 이동 방법이 바뀌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사라지지 않네요..^^
수천억 원의 비자금으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박탈당한 그 분이 검찰이 소환될 때 차안에서 소변까지 보셨던 이유를..이제서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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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07년에 입사한 SBS 사회2부의 새내기 최고운 기자는 늘 밝은 웃음으로 사건팀에서 '비타민'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험한 사건사고 현장을 누비면서도 인간적인 매력을 잃지 않는 기자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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