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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집단자살자 쪽지함, 여중생 살렸다

입력 : 2009.04.25 13:11


9일 부산의 한 가정집에서 집단자살한 A(21) 씨의 인터넷 쪽지함에 저장돼 있던 쪽지가 함께 자살할 상대를 찾던 여중생의 생명을 구했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A씨가 사용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계정의 쪽지함을 수사하던 중 중학교 2학년 박모(15.여) 양이 집단자살할 상대를 찾는다는 사실을 알고 해당 경찰서에 통보, 박 양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양은 A씨가 집단 자살할 사람을 찾는다며 인터넷에 올린 글을 보고 A 씨에게 '010-4○○○-1○○○ 문자주세요. 그런데 꼭 일요일 날에만 가능하신건가요?'라는 쪽지를 보냈다.

박 양의 쪽지는 A씨가 숨진 뒤인 이달 20일 오후 11시59분 배달됐으며 A 씨의 쪽지보관함에 지워지지 않은 채로 저장돼 있었다.

A 씨는 여자친구인 B(21.여) 씨의 인터넷 포털 아이디를 사용했으며 경찰은 B 씨의 허락을 받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A 씨가 주고 받은 쪽지와 메일의 내용을 조사하던 중 박 양이 보낸 쪽지를 발견했다.

부산 서부서는 박양이 남긴 휴대전화 번호를 통해 인적사항과 주소를 알아냈고 24일 인천의 해당 경찰서로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인천 경찰은 24일 오후 박 양의 아버지와 함께 편부모자녀복지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박 양을 만나 자살할 생각을 버릴 것을 설득했고 "살고 싶지 않다"며 고집을 부리던 박 양도 결국 생각을 고치게 됐다.

부산 서부경찰서 형사5팀 김재열 팀장은 "죽은 A 씨가 여중생 한 명의 목숨을 구한 셈이 됐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A 씨에게 함께 죽고 싶다는 쪽지를 보낸 사람들이 몇 명 더 있다"며 "이미 죽은 A 씨는 어쩔 수 없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꼭 설득해 소중한 생명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A 씨는 19일 오후 1시30분께 부산의 한 가정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만난 B(26) 씨와 함께 연탄불을 이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 조사결과 B 씨는 15일 강원도 횡성의 한 펜션에서 집단자살한 4명이 가입한 자살카페의 회원이었으며 A 씨의 메일함에도 해당 자살카페의 초청 메일이 저장돼 있었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