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의 23일 브리핑 내용 중 일부입니다.
검찰이 만일 그 내용을 흘렸다면 그 해당자는 인간적으로 형편 없는 빨대입니다. 나쁜 빨대입니다. 검찰 내부에 그런 형편없는 빨대가 있는 것에 대해서 빨대를 색출하도록 하겠습니다.
검찰청에서 난데없이 '빨대' 얘기가 난무합니다. 그것도 '나쁜 빨대'랍니다.
법조 출입 기자들 사이에선 '빨대'라는 단어를 흔하게 쓰지만, 검찰 브리핑 자리에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거론될 단어는 아닌데도 말입니다.
기자들이 말하는 '빨대'란 뭘까요? 흔히 내부 취재원을 일컫는 말입니다. 은밀하게 진행되는 수사 상황을 알려주는, 기자들로서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입니다.
그러나 수사팀 입장에서는 빨대 때문에 자칫 수사에 방해가 될 수도 있고, 피의사실 공표라는 형사책임 문제도 불거질 수 있습니다.
빨대라고 다 같은 빨대가 아닙니다. 깊은 빨대와 얕은 빨대, 고정빨대와 임시 빨대가 있습니다.
깊은 빨대는 정보의 순도는 높지만, 워낙 소수 정예여서 함부로 빨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면 얕은 빨대는 빠는 재미는 쏠쏠하지만 자칫 대형 오보를 양산하기도 합니다.
고정빨대는 든든한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지만 빨대 꽂기가 어렵습니다. 반면 임시빨대는 이해관계에 따라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 완전히 믿긴 어렵습니다.
그럼 빨대는 어떻게 만들까요? 어떤 종류의 빨대를 만들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엔 이견이 없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빨대의 양과 질에 따라 기자의 능력을 판단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이 말엔 동감하진 않습니다.)
어쨌든 빨대를 만들려면 현실적으로 시간과 돈, 근성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전언체로 쓰겠습니다. 제 자신이 이 부분을 적는 데 자격지심이 있습니다.)
빨대의 인간적인 취향을 잘 파악해 그 부분을 집중 파고 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빨대가 술을 좋아하면 술을 마셔야 한답니다. 빨대가 운동을 좋아하면 토요일 새벽 운동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답니다. 빨대가 뭔가(?)를 원한다면 그것도 채워줘야 한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빨대는 기자 입장에서도 참 나쁩니다. 아니꼬울 때도 많습니다. 그만큼 꽂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데 일단 꽂아서 빨면 결과는 달콤합니다.
하지만 빨대는 민감합니다. 영원한 빨대는 없습니다. 자신의 존재다 드러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금방 사라져버립니다.
때론 빨대가 억울함을 호소할 때가 있습니다. 의도를 가지고 일부러 정보를 흘렸다는 말을 들었을때 그런 말을 합니다.
사실 빨대가 수도 펌프가 아닌 빨대인 이유는 스스로 퍼내기보다는 빨리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기자들의 취재 요구에 마지못해 응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일 겁니다.
홍만표 수사 기획관이 나쁜 빨대, 형편없는 빨대라고 칭했던 그 빨대도 해당 기자의 유능한 취재에 응한 정도였다면 충분히 억울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낙종한 기자의 질투심에 홍 기획관의 말에 동의하고도 싶지만. 아무래도 그 나쁜 빨대는 홍 기획관에게 서운한 감정을 지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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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법조팀의 현장 반장으로 맹활약 중인 정성엽 기자는 2002년에 SBS로 둥지를 옮겨 사회부 검찰 출입기자와 정치부, 뉴스추적팀 등에서 취재력을 과시해왔습니다. '제대로 정확히 보고 쓴다'는 좌우명을 가진 정기자는 최근에는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씨의 이혼소송 사실을 발빠르게 취재, 특종보도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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