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최근 대표 수출 기업은 반도체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역시 전자제품에서의 LG전자, 현대차, 기아차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회사들이 최근 실적발표를 잇따라 했는데요.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한국 본사와 해외 영업망을 통해 모두 28조 6천 7백억 원 매출에 4천 7백억 원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말 '어닝 서프라이즈' 입니다.
불과 올 1월만 해도 1조 원 가까운 적자가 날 것이라는 전망이었고, 2월엔 6~7천억 원 얘기가 나오더니 하루 전까진 2~3천억 원 적자로 '선방'할 것이란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물론 대신증권은 3~400억 원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앞서 나가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렇게 5천억 원 가까운 흑자는 정말 기대 이상이었죠.
이익 4천 7백억 원 가운데 1천 3백억 원 정도는 환율 효과를 입었다고 삼성전자는 분석했습니다. 반도체에선 6천 7백억 원 적자가 났지만 휴대전화 등 정보통신 분야의 흑자가 1조 원을 넘어서면서 결국 이런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습니다. TV 판매에서도 3천 8백억 원의 이익을 달성했구요.
특히 마케팅 비용을 1조원 넘게 줄인 것도 흑자폭을 키웠습니다. 경쟁사들이 어려울 때 공격적 마케팅을 벌여야 한다며 지난해 4분기에 지출한 마케팅 비는 1조 9천 4백억 원이었습니다. 이걸 6천 6백억 원까지로 줄인 겁니다. 1조 3천억 원 가까운 지출을 줄인 거죠.
LG전자도 비슷한 이유로 한국 본사기준으로 1분기 매출 7조 741억 원, 영업이익 4천 3백 72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2분기 매출은 이것보다 10%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이닉스는 1분기 5,15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당초 1조원이 넘어갈 것이란 예상보다 절반 가까이로 손실을 줄인 겁니다. 매출은 줄었지만 생산성이 좋아지면서 원가절감 효과를 봤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1분기 영업이익이 1천 5백 38억 원이라고 발표했고, 기아차도 1분기 영업이익을 889억 원이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현대기아차는 아직도 '위기'라며 더 안좋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보는 시각이 약간 다른데요.
미국 경쟁사들은 현재 '망해간다'고 하소연하며 정부의 구제금융에 목을 매고 있습니다. 이런데 비하면 이익이 70%가 줄든 12%가 줄든 어쨌거나 아직도 이익을 내고 있다는 건 상당한 선방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더 높아졌다는 건 아주 좋은 징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마도 '이제 살만하다'라는 식의 시그널이 나가면 노동문제나 임금문제 등 그동안 수면 아래로 잠시 가라앉았던 일들이 너무 빨리 치고 올라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단 IT 업계에서의 선방은 뚜렷한 흐름이 있습니다. 사업 영역을 다각화한 삼성전자나 LG 전자는 잃는 부문이 있으면 더 많이 얻는 부문이 있었기에 영업이익을 키웠다는 거구요, 하이닉스는 반도체 하나만 다루는만큼 리스크가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이렇게 한국 수출산업에서 영업실적이 선방한 것으로 나오면서 '그럼 이젠 수출 산업의 바닥을 확인한 거냐?' 란 질문이 가능한데요. 전문가들은 바닥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급락세'는 진정된 것이라는데 공감하고 있습니다.
사실 2분기엔 보여지는 실적은 더 좋지 않게 나올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확실히 올라가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거라는데요. 떨어지는 건 급하게 가지만 올라가는 건 아주 '서서히' 가기 때문에 조급하면 안된다는 거죠.
특히 수출기업은 환율에 취약합니다. 현재 1,350원에서 왔다갔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연말엔 환율이 1,100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더군요. 그러면 일단 지금같은 환율 효과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이 정도 환율이면 충분히 경쟁력있게 이겨나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구요.
그리고 수출기업도 앞으로는 내수시장을 좀 더 튼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외국 시장도 경제난으로 어렵기가 매 한가지라면 적어도 국내 시장이라도 잘 지켜야 한다는 겁니다.
오늘 정리한 수출 기업들의 실적 선방에 대해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정리한 인터뷰 내용입니다. 이 말을 잘 새겨 생각해보면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술 및 브랜드 경쟁력으로 인해 경쟁국 기업들보다는 수출 부진 정도가 상대적으로 작고 시장점유율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특히 1분기 영업실적 개선에는 원화 약세로 인한 환율 효과도 작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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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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