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질환의 위험인자로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었고, 합병증도 참 많아 외워야 할 게 너무 많아서였다.
당뇨는 하루하루는 별 변화 없지만, 10년 동안 서서히 망막, 콩팥 그리고 신경을 손상시킨다.
난 큰 목표를 설정하고 하루하루 끊임없이 노력하는 친구들을 '당뇨 같은 놈'이라 했는데, 당뇨를 암보다 더 무서운 질병이라 생각했다.
우리 어머니도 40대쯤 당뇨라는 진단을 받으셨다. 하지만 예순이 훨씬 넘은 최근엔 정기적으로 받는 신체검사에 혈당은 늘 정상이다.
아마도 어머니의 40대에는 스트레스가 많았나 보다. 더 이상 청춘이 아니고, 두 아이를 키우는 데 모든 걸 바쳤건만, 이것들은 커가면서 어머니의 테두리를 벗어나려 했으니까. 그렇다고 돈 버는데 바쁜 남편이 갑자기 살갑게 굴었을 리도 없고 (물론 돈벌이가 별로 없어진 현재는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살가워졌다고 말씀하시기는 하지만)
스트레스는 식욕으로 이어졌고, 증가된 식욕은 체중으로 드러났을 것이다. 또 어머니의 40대에는 진공청소기, 세탁기 등의 편리한 가전제품으로 인해 가사노동으로 인한 칼로리 소비가 줄어들기도 했을 것이다.
당시에 어머니는 갈증을 많이 느끼고, 화장실에 자주 가셨는데 이는 많은 갈증, 물 많이 마시기, 다량의 소변으로 표현되는 당뇨의 전형적인 증상이었다.
어쨌거나 당뇨라는 말은 어머니에게도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어머니를 진찰했던 의사선생님이 운동을 권하셨는데, 그 다음 날부터 등산을 시작하셨으니까.
지금도 4시간 정도의 등산 코스를 나보다 빠른 속도로 다녀오시고, 훌라후프를 허리에 감으시면 한 시간이 지나기 전에는 내려 놓지 않으신다.
강북삼성병원 김선우 교수가 8개국 140여 개 당뇨 센터를 통해 당뇨 환자의 특성을 분석했다.
서양인의 경우 당뇨환자의 BMI(비만도)가 32정도로 비만범위였는데, 동양인의 경우는 25정도로 정상범위 또는 경도의 과체중 범위였고, 한국인은 동양인의 평균보다 낮은 24.7 정도였다.
이를 표면적으로 해석하면, 서양인은 뚱뚱한 사람에게 당뇨가 잘 생기고, 동양인은 뚱뚱하지 않은 사람에게, 즉 마른 당뇨가 많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비만도가 24로 똑같은 서양인 의사와 동양인 의사를 전신 MRI를 찍어서 실제 지방질을 계산했다.
서양인은 몸의 9%가 지방이었고, 동양인은 22%가 지방이었다.
이는 키와 몸무게 만으로 결정되는 비만도라는 지수가,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동양인의 실제 비만 정도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서였다.
즉 서양인의 비만도 25는 정상범위지만, 동양인의 비만도 25는 비만범위일 수 있다는 뜻이다.
30년 전엔 미국인의 5.5%가 한국인의 2%가 당뇨환자였다.
현재는 한국인과 미국인 모두 8%이다. 한국의 경우 4배나 상승했고, 상승속도는 세계최고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의 젊은 층에서 당뇨 전단계 비율이 높다는 것인데, 20대에서는 20%, 30대에서는 30%나 된다. 당뇨 전단계는 방치했을 경우 절반 이상에서 실제 당뇨로 진행된다.
강북삼성병원 김선우 교수는 한국인은 당뇨에 더 취약하다고 했다. 같은 칼로리를 섭취해도 서양인보다 더 내장비만이 쉽게 되고, 이 때문에 당뇨에 더 잘 걸린다는 것이다. 왜 내장비만이 더 잘되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유전적인 요인일 거라고 했다.
하지만, 그 대신에 체중을 감소했을 경우 당뇨병 호전 효과가 서양인 보다 더 크다.
자신의 체중보다 10%정도 감량했을 경우 서양인은 50%정도 호전되지만, 한국인은 80%정도 호전된다.
기사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한국인은 살이 찌면, 쉽게 내장비만이 되고, 이 때문에 더 쉽게 당뇨에 걸린다. 대신에 살을 빼면 쉽게 당뇨가 낫는다.
아휴, 나도 살 빼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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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따뜻한 감성의 의학전문기자' 조동찬 기자는 의사의 길을 뒤로 한 채 2008년부터 기자로 전문언론인에 도전하고 있는 SBS 보도국의 새식구입니다. 언론계에서 찾기 힘든 의대 출신으로 신경외과 전문의까지 마친 그가 보여줄 알찬 의학정보와 병원의 숨겨진 세계를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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