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미술박물관에 전시된 작품 일부가 가짜다."
베트남 미술계가 위작(僞作) 논쟁에 휘말렸다. 수도 하노이의 베트남미술박물관에 전시된 그림과 조작품들 가운데 일부가 진품이 아닌 모사품이라는 것이 논쟁의 핵심이다.
베트남 인터넷신문인 베트남넷은 이 논쟁이 지난달 말 미술협회 워크숍에서 시작되면서 확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난 40년 동안 미술관을 찾은 연구가들과 그림 애호가들이 혼란에 빠진 상태라고 보도했다.
워크숍에서 하노이미술협회의 응웬 도 바오 회장은 '모사품이 언제부터 베트남미술박물관에 출현했나?'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발표문에서 그 원인을 미국과의 전쟁에서 찾고 있다고 베트남넷은 전했다.
바오 회장은 "미국이 당시 북베트남에 대한 공습을 가하던 지난 1960년대 말 베트남미술박물관을 일반에 개방하면서도 귀중한 전시품을 몰래 옮기는 정책을 수행했다"면서 "이 정책에 따라 자신의 작품이 미술관에 전시된 화가들은 똑같은 작품을 만들도록 요청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물관 직원으로 근무하던 일반 화가들 역시 전시품 모사에 나섰다"면서 "관리 부족에 따라 이 시기에 많은 진품을 잃어버렸으며, 이 가운데에는 박물관 측이 모사를 할 계획이 없던 작품들도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바오 회장은 "당시 이 박물관은 응웬 판 차잉이 그린 27점의 실크화를 소장하고 있었지만 이 가운데 22점은 모사품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응웬 쫑 니엣 작가도 '무엉 콩 시장'(Muong Khong Market)이라는 자신의 래커 페인팅을 모사하라는 지시에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의 진품은 러시아 모스크바의 동양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바오 회장은 "지난 1975년 통일 이후에도 모사품들이 베트남미술박물관에 버젓이 전시되고 있으며, 연구가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이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일반 대중들은 이런 실정도 모른 채 모사품들이 진품인 것으로 알고 관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베트남미술박물관 관장을 지낸 응웬 반 충도 바오 회장의 이런 사실을 일부 시인한 뒤, 현재 박물관에는 진품과 작가들이 다시 그린 모사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논쟁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과학위원회를 구성해 판별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박물관의 직원인 응웬 수언 티엡도 지난 1990년 이전에는 박물관에는 주목할만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지 않았다고 시인한 뒤, 득 밍, 람 카페, 담 같은 수집상들이 좋은 작품 대다수를 소장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쟁 당시 박물관 측은 득 밍으로부터 진품을 빌려와 모사품을 그린 뒤 전시를 하곤 했다면서, 응웬 투 니멘의 '호금 호안(湖岸)의 제야' 같은 진품들은 모사품과 다른 일련번호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노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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