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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법 개정 무산되나…노동부 '초조'

입력 : 2009.04.17 15:40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연장하는 비정규직법 개정이 4월 국회에서 무산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노동부가 연일 초조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노동부가 지난 1일 국회에 제출한 비정규직법 일부 개정안은 기업이 근로자를 비정규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일부 소속 의원과 야당, 노동계 등의 반발 때문에 고용기간 연장 대신 `2년을 초과해 사용할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기간제한 조항의 적용을 유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구체적인 유예기간에 대해 논의중이다.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를 과거 3차례 유예한 것과 마찬가지로 비정규직법의 부칙 조항을 바꿔 기간제한의 시행을 늦춰보자는 것이다.

이는 비정규직법 2년을 맞아 오는 7월부터 고용기간 제한이 적용되면 100만명 내외의 비정규직이 실직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노동부의 걱정도 덜어주고 야권과 노동계의 반발도 줄이기 위한 타협안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노동부는 비정규직 사용기간 2년으로는 정규직 전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기 힘들다는 구조적 문제가 있는데다 유예기간이 끝나면 같은 문제가 재발할 것이라며 이번에 반드시 4년으로 연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용기간이 4년이 되면 일단 고용이 유지되면서 2년차, 3년차 등에서 정규직 전환이 이뤄질 수 있고 기업에서도 4년간 숙련된 근로자가 아까워서 기간 제한에 걸릴 때 정규직으로 돌릴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는 인식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17일 "잠깐 모면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며 "유예는 그때 가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깔린 것인데 비정규직 문제는 경기가 좋아진다고 해소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예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고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여야 협의 과정에서 비정규직법 개정의 필요성이 받아들여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양대노총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기간연장이나 유예에 대해서는 함께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서로 제시하는 대안은 다르다.

한국노총은 자신들이 정부와 합의해 비정규직법을 제정한 당사자인 만큼 현행 비정규직법이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한나라당의 고용기간 유예 논의에 대해서도 졸속이고 임의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민주노총은 현행 비정규직법을 폐지하고 모든 근로계약을 무기계약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민주노동당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담은 새로운 법안을 제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