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증가폭이 10년만에 최악으로 곤두박질하고 실업률은 3년여만에 4%대로 치솟았다.
15일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증가폭이 -20만명에 육박하면서 199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실업자는 18% 가까이 늘었다.
사회에 첫 발을 디뎌야 하는 20대는 일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며 우리 사회의 허리에 해당하는 30~40대는 실업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투입하는 하반기부터는 고용 사정이 개선되겠지만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 취업자 감소 20만명 육박..10년래 최악
3월 취업자 숫자는 2천311만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9만5천명 줄면서 1999년 3월(-39만명)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증가폭은 작년 8월 15만9천명 이후 7개월째 줄었고 작년 12월(-1만2천명)부터 아예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1월(-10만3천명), 2월(-14만2천명) 등 갈수록 낙폭을 키웠다.
남자(-0.3%)보다 여자(-1.5%)의 감소율이 5배나 됐다. 연령별로는 10대(-20.7%), 20대(-4.2%), 30대(-3.3%)에서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지위별로는 일용직(-5.4%)과 자영업주(-3.7%)가 많이 줄었다. 다만 자영업주 숫자는 전월 대비로 작년 10월부터 지난 2월(555만8천명)까지 5개월째 감소하다가 3월(571만4천명)에는 조금 늘었다. 이는 임금근로자였다가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자영업으로 옮겨갔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취업시간대별로는 36시간 미만이 295만4천명으로 11.8% 증가한 반면 36시간 이상은 2.6% 감소했다. 아르바이트성 일자리만 늘고 있는 셈이다. 특히 36시간 미만 취업자 가운데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66만3천명이나 됐다.
고용률은 57.9%로 5개월째 60%를 밑돌았으나 2월(57.0%)보다는 나아졌다.
◇ 실업률 4% 진입..저학력 실업도 심각
최악의 경기 침체로 폐업과 부도가 속출하고 대학 문을 나온 졸업자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하면서 3월 실업자는 95만2천명으로 무려 17.6%(14만2천명) 증가했다.
100만명을 넘어서진 않았지만 증가율은 2003년 12월(21.5%) 이후 가장 높았다. 남자가 21.2%(11만2천명) 증가해 여자의 10.7%(3만명)에 비해 타격이 컸다.
이에 따라 실업률은 4.0%로 2006년 2월(4.1%) 이후 3년 1개월만에 4%대로 올라섰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8.8%로 전년 동월보다 1.2% 포인트 상승했다.
연령별로도 실질적인 노동이 가능한 모든 연령층에서 실업자가 늘었다. 이 가운데 아르바이트를 통해 집안 살림을 보태는 15~19세 실업자는 1만9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2.1% 급증했고 노동 주력 계층인 30대와 40대도 각각 24.9%과 18.0%가 늘어 우려를 자아냈다.
고졸 실업자 또한 44만2천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0.9%가 증가해 고학력뿐 아니라 저학력 실업자 문제의 심각성도 보여줬다.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비경제활동 인구는 2월보다는 조금 줄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
3월 비경제활동 인구는 1천587만5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2만5천명(3.4%)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구직 단념자는 17만1천명으로 전년 동월 보다 7만1천명이 늘어난 반면 취업준비자는 59만7천명으로 5만9천명이 감소해 당분간 갈수록 노는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고용 문제 하반기돼야 풀릴듯
고용 문제는 올해 하반기에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광공업생산 등 일부 실물 지표에서 회복의 기미가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고용은 대표적인 후행 지표라는 점에서 실물이 바닥을 찍었더라도 고용이 반등하려면 3~5개월 정도가 걸린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견해다.
정부도 상반기까지 고용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 강연에서 "고용의 경우 실업자 100만 시대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을 정도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 지표는 후행성이 있어 최근 실물 부문에서 희망적인 지표가 나오더라도 고용이 뒤따라가는 데는 몇개월이 걸린다"면서 "하반기 정도면 고용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과 추경 편성에 따른 일자리 창출이 고용 사정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6월부터 40만명 규모의 공공근로제인 희망근로프로젝트,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등을 통해 일자리 사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10일 경제전망 수정치에서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경기 부진 완화 등에 따라 취업자수 감소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실업률도 상반기 3.7%에서 하반기 3.4%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쌍용자동차가 전체인력의 37%를 줄여나가겠다고 발표하는 등 구조조정 복병이 도사리고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고용지표의 개선 조짐이 나타나더라도 재정 투입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재정 투입이 민간 투자로 이어지면서 시장기능에 의한 양질의 일자리가 양산되지 못하면 고용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우려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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