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 조작 지시, 개인정보.계좌번호 물으면 '무조건 의심'
"안녕하세요. 우체국입니다. 신용카드가 발급됐는데 댁에 안 계셔서 반송됐네요. 네? 신청하신 적이 없으시다고요? 이런, 고객님의 명의가 도용된 모양입니다. 경찰에 대신 신고해 드릴게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은 최근 경찰에 검거된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은 어눌한 옌볜 사투리에 국세청 등을 사칭하는 수법에서 탈피, 또렷한 표준어를 구사하며 우체국이나 은행 등 생활과 밀접한 기관을 사칭하는 방향으로 지능화하는 추세라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1월부터 올 3월까지 울산지역에서 발생한 전화사기 사건은 모두 316건.
이 가운데 우체국이나 카드회사, 은행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기관을 사칭한 경우는 65% 가량인 205건에 달한다.
반면 경찰이나 법원, 금융감독원 등이라고 속이는 경우는 44건(14%)에 그쳤다.
특히나 최근 전화를 통해 들리는 그들의 말투는 누가 들어도 서울 표준말로 깜짝 속아 넘어가기 십상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수법들이 널리 알려지고 시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사기범들도 빈틈찾기에 더 머리를 쓰고 있다"며 "들으면 대번에 눈치챌 수 있는 '조선족 국세청 직원'은 옛날 얘기"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경찰이 전하는 '보이스피싱 피하기' 요령은 의외로 간단하다.
전화로 현금 입.출금기(ATM) 조작을 지시하는 이는 십중팔구 사기범이라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 전화로 개인정보나 계좌번호를 묻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경찰은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시민들이 보이스피싱을 눈치채는 경우도 많아졌지만 대개 전화를 바로 끊어버릴 뿐 신고는 잘 하지 않는다"며 "계좌번호 등을 적어둔 뒤 범인 검거 단서로 제공하면 포상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대부분 중국에 근거를 둔 전화사기를 막기 위해 통신사들과 협조해 다음달부터는 국제전화의 경우 발신번호를 조작할 수 없도록 국제전화 발신자 표시를 의무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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