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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기업실적 '과잉 낙관론' 논란

입력 : 2009.04.12 08:25

매출 줄어도 영업익 급증 추정…신뢰성 의문


증권업계가 상장기업의 올해 하반기 실적 전망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분기부터 거의 6년 만에 매출액이 감소세로 반전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영업이익은 '상저하고(上低下高)' 형태로 하반기에 급증할 것으로 추정해 과연 전망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12일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중 증권사가 실적을 추정하는 300개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1분기 8조원, 2분기 11조원, 3분기 14조원, 4분기 15조원인 것으로 예상됐다.

순이익은 1분기 5조원, 2분기 9조원 3분기 12조원, 4분기 13조원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이익이 급증하는 `상저하고'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4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는 15조2천539억원, 12조7천536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4분기 5조3천억원의 3배에 가깝다.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코스피지수가 2085.45로 역사적 고점을 찍었던 2007년 동기간 11조8천억원보다 높다.

하반기 전체 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도 각각 29조6천399억원, 24조7천697억원으로 2007년 같은 기간의 27조2천671억원과 22조6천362억원에 비해 높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소비가 위축되지 않고 중국이 두자릿수 성장을 했던 2007년 하반기보다 올해 하반기 실적 전망치가 더 높은데 이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추정이라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2분기부터 매출액이 마이너스로 반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낙관론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에프엔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2분기 상장사들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7%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3분기에는 -6.65%, 4분기에도 -1.90%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분기별 매출액의 마이너스(-) 전환은 2003년 3분기 이후 거의 6년 만에 처음이다.

이 때문에 올해 1분기 실적은 원.달러 환율의 급등과 작년 4분기에 과도하게 줄여놨던 재고 확충 효과 덕분에 예상보다 괜찮았지만 2분기 이후에는 매출액 추세를 안심할 수 없어 실적추세를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 연구원은 "작년 4분기에 재고를 지나치게 줄였다가 늘리는 과정에서 기저효과의 득을 봐 1분기 실적이 좋았을 수 있으나 연속성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올해는 기업 매출이 이례적으로 감소할 수 있는 만큼 이익의 지속가능성을 보려면 상장사들의 매출액 추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1분기에는 환율과 금리 등 가격지표의 덕을 봐 기업 실적이 작년 4분기보다 개선됐을 수 있으나 앞으로는 가격지표의 효과가 상쇄돼 추세적인 개선은 의문이다. 영업이익이나 순이익보다는 매출액의 실질 개선이 중요 변수가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