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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간의 줄다리기…"시간과의 싸움"

입력 : 2009.04.12 07:41

'신속·강력한 대북 메시지' vs "북한 자극 말아야" 시간끌기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북한 로켓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이 11일(현지시간) 사실상 합의된 뒤 김봉현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그렇게 말했다.

지난 5일 로켓이 발사된 후 6일 일본의 요청으로 안보리 회의가 소집된 이래 한.미.일의 일관된 대응원칙은 `신속'과 `강력'이었다.

북한의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에 대해 국제사회가 수수방관할 경우 같은 행위가 반복될 수 있을 뿐 아니라, 6자회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국을 비롯한 미.일의 공통된 입장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협의 과정에서 시종 "북한을 자극해서는 안된다"며 북한의 발사에 대한 사실관계와 안보리 대응의 형식을 놓고 딴죽을 걸었다.

명분은 `북한에 대한 자극이 동북아 안전을 더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었지만, 기실 `인공위성 발사는 주권국의 우주 영역 탐사 권리에 해당한다'는 북한의 주장을 대변하는 중국으로 인해 안보리 협의는 타협점을 찾기 힘들었다는 것이 협상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번 협의의 최대 고비였던 지난 7,8일 이틀 연속 회의가 공전된 것도 중국측의 의도적인 시간 벌기 전략 때문이었다고 유엔 외교관들은 전했다.

"국제 사회의 효과적 대응을 위해서는 신속하게 북한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면 안보리가 어떤 합의를 이뤄도 김이 빠지게 돼 있었다"고 김 차석대사는 말했다.

중국측이 시간을 끌면서 물밑에서 요구했던 것은 결의안은 절대 안된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반면 북한의 로켓이 자국의 상공을 통과한 일본은 국내 정서를 감안해 기존의 1718 결의의 제재 내용을 확대하고, 여기에 새로운 제재까지 포함하는 강력한 결의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미국은 강력한 제재 결의에 공감하면서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비토권을 갖고 있는 중국으로 인해 결의안 채택이 힘들다는 점에서 의장성명 초안을 미리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전 라이스 유엔 대사가 "북한 지도자들에게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이 돌아간다는 점을 분명히 알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며 결의안 채택 입장을 수차례에 걸쳐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던 셈이다.

이틀간의 회의 공전 끝에 지난 9일 다시 만난 `안보리 상임이사국+일본'간 주요 6개국 협의에서 중국과 일본이 기존 주장을 고집하며 평행선을 달리자, 미국은 결국 의장성명 초안을 제안했고 각국 대표는 이를 본국과 협의하기 위해 해산했다.

`성 금요일' 휴일에 회의가 열리지 않는 동안 태국 방콕에서는 한.중.일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여기서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북한의 로켓 발사문제에 대해 강력한 목소리를 보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구체적 형식과 문안은 유엔 안보리 실무자간 협의를 통해 확정짓기로 합의했다.

즉각 일본 아소 총리가 의장성명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중국측도 결의안이 아니라면 내용은 크게 문제삼지 않겠다는 전향적 자세를 취하면서 11일 안보리 주요 6개국 비공식 회의에서 북한의 행동을 강력히 규탄하는 내용의 의장성명이 전격적으로 합의된 것이다.

박인국 유엔 대사는 "한국의 중재로 중.일이 의견접근을 본 이후 안보리 논의가 급진전 됐다"면서 "6일만에 신속한 대북 대응이 합의될 수 있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이는 결의안이냐, 의장성명이냐는 형식의 문제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조속히 북한에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한.미.일의 공통된 상황인식의 결과였다고 박 대사는 덧붙였다.

(유엔본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