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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만에 풀려난 학력위조 '신데렐라'

입력 : 2009.04.10 14:04|수정 : 2009.04.10 14:14


2007년 학력위조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37.여)씨가 10일 법원의 보석 허가로 18개월 만에 영어(囹圄)에서 풀려났다.

신씨는 2007년 7월8일 연합뉴스의 특종보도로 학력위조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문화예술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며 세인의 주목은 물론 부러움까지 한몸에 받았다.

그는 서울대 미대 동양학과 중퇴 후 미국 캔자스대 미술학사 겸 경영전문석사, 예일대 미술사학 박사 등 '화려한' 이력을 무기로 동국대 조교수 자리에 올랐고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과 광주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 내정자 자리까지 거머쥐었다.

당시 미술계에서는 젊은 나이의 신씨가 비중 있는 국제 행사인 광주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으로 전격 발탁되자 파격적이라는 반응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신씨의 거짓 행각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학력위조 문제가 처음 보도된 후 불과 며칠 만에 캔자스대와 예일대가 신씨의 학위가 거짓이었음을 공식 확인하면서 사기극의 전모가 서서히 드러난 것이다.

게다가 동국대로부터 조교수직을 파면당한 데 이어 검찰 수사까지 진행되면서 '미술계 요정'은 끝모르게 추락했다.

검찰 수사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그의 학력위조 문제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범위가 넓어졌고,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까지 언론에 연일 대문짝만 하게 보도되면서 한동안 세상이 들썩거렸다.

세인의 관심이 집중되던 중에 신씨의 누드사진이 한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 더해 변씨가 신씨의 동국대 임용과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임과정, 흥덕사 특별교부세 지원, 성곡미술관 기업후원금 유치에 개입했다는 각종 의혹이 쏟아져나오면서 신씨의 학력위조사건은 정점에 달했다.

이와 함께 신씨 사건 수사과정에서 신씨와 박문순 성곡미술관장, 박 관장의 동생이 연루된 미술관 공금횡령사건이 불거졌다.

박 관장 자택에서 60억원의 뭉칫돈이 발견되면서 박 관장 남편인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이 비자금 조성혐의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르기까지 했다.

학력위조 의혹으로 시작된 사건이 스캔들을 넘어 권력형 비리로까지 번지며 눈덩이처럼 커지자 "내 학위는 진짜"라거나 "학위 브로커에 속았다"는 주장만 되풀이하던 신씨도 마침내 학력위조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신씨는 2007년 10월 말 학력위조 및 미술관 공금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1심과 2심에서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상고했고, 대법원은 기소된 혐의를 다시 판단해 형량을 정하라며 파기환송해 이달 23일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신씨와 연인관계로 묘사됐던 변씨는 뇌물수수와 업무방해 등 여러 죄로 함께 구속기소됐지만 대법원에서 흥덕사 등에 특별교부세가 배정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밖에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박 관장과 남편인 김 전 회장도 법원에서 징역형과 함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치소에서 보석으로 풀려난 신씨는 향후 검찰에 구속되기 전까지 살았던 서울 광화문 부근의 한 오피스텔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이 신씨에 대한 보석 조건으로 거주지를 이 오피스텔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여행을 가거나 출국할 경우 법원의 서면허가를 받아야 하는 신씨는 수감생활 중 디스크로 고생한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외부활동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