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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을 수출한다!

홍순준

입력 : 2009.04.07 09:32|수정 : 2009.04.07 14:27

공항 시스템...훌륭한 '수출 효자'


공항에 들어서면서부터 '한숨'이 나왔던 기억, 해외 여행을 가봤던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봤을 겁니다.

특히 휴가철엔 더했을 겁니다.

북적대는 사람들, 티켓 발권 받으려고 꾸불꾸불한 선을 따라 길게 늘어선 선, 짐 부치고 티켓 들고서도 검색대 통과도 까다롭고, 출입국 관리소를 통과할 때도 두근두근한 마음...

그래서 보통 여행사에선 비행기 출발 적어도 두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라고 신신당부했었죠.

그런데 최근 인천공항 가보신 분들, 많이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었을 겁니다. 조금만 미리 '수고'하면 시간을 확 줄일 수 있으니까요.

우선 '무인발권대'를 이용하면 5분만에 티켓을 받을 수 있습니다. 원하는 좌석도 본인이 직접 고를 수 있고요. 이 경우 짐도 바로 부칠 수 있는 창구를 이용하면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습니다.

출국장 들어서기 전에 여권과 함께 '눈동자' 검사와 '지문' 검사를 미리 해두면 출입국 관리소 통과도 그냥 자동문 지나듯이 하면 됩니다. 중간에 화장실 가고 과자 사먹고 등등...이런 일 안하면 공항 도착 뒤 길어야 20분 뒤면 면세점 쇼핑 기회를 맞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게 IT 기술과 생체공학 기술을 공항 운영 시스템에 접목시킨 결과입니다.

2001년 개항 이래 인천공항은 누적 여객이 2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화물 환적률이 아시아 1위, 화물처리량도 연간 240만톤으로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각 부문 1위는 홍콩 첵랍콕 공항입니다. 우리가 목표로 하고 본을 떠 만든 대상이죠. 아직도 아시아 허브 공항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는데, 이 자리를 빼앗는 게 우리 인천 공항의 목표입니다. 아무튼 인천공항은 IT와 BT를 접목시켜 유비쿼터스 공항으로 인정받으면서 이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4년 연속 국제공항협의회의 '세계 공항 서비스평가부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인천공항측은 이런 브랜드 가치와 8년동안 쌓아온 건설, 경영, 운영 노하우로 세계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전쟁 폐허 속에 모름지기 '중동 허브 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나선 이라크 아르빌 정부의 아르빌 공항 현대화 사업에 '공항 운영 지원사업' 계약을 따냈습니다. 5년간 150만 달러, 430억 원을 받기로 했습니다.

공항 운영 뿐 아니라 정보통신과 기계설비, 항행시설과 운영 관리 등 6배 분야별로 31명의 전문가를 파견했습니다. 이들의 일자리는 아르빌 공항입니다. 사실 외국에 공항을 지어 주거나 운영 체계를 대신 경영해 주는 건 선진국 몇 개 공항만 해 줄 수 있는 '최첨단 노하우' 기술이 있어야 가능한 사업입니다.

인천 공항이 이 대열에 끼게 된 거죠.

참고로 스페인 AENA는 스페인말을 쓰는 나라들의 공항 건설 등에 참여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공항기업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국영 마드리드 공항, 바르셀로나 공항은 물론 지중해와 카나리 군도 등의 13개 관광지 공항과 21개 관문공항, 7개의 일반 공항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5개 남미 공항도 이 회사의 운영 감독을 받고 있습니다.

멕시코 공항 12곳도 역시 이 회사가 관리합니다. 그 외에도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독일,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은 공항 건설,운영 대행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습니다. 건설과 운영은 기본이고 고급 인력을 해외로 수출하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고, 그 나라와의 '외교적 관계'에도 아주 큰 도움이 되는 건 말할 필요도 없겠죠.

인천공항은 이라크 외에도 중국과 러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태국, 리비아 등 최소 8개 나라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해외 사업 목표치를 보면 2010년 전략거점 2곳을 확보해 500억 원을 벌어들이고, 2015년엔 전략거점 국가 5개국 확보에 매출 2,000억 원을 올린다는 계획입니다.

2020년까지 8개 나라에 전략거점을 만들고 매출 5,000억 원을 세운다는 게 인천공항의 야심한 해외사업 중장기 목표랍니다. 공항 시스템 수출, 듣기엔 생소하지만 단순히 물건 하나 파는 게 아니라 시스템을 수출하는 겁니다. 솔루션 수출이기 때문에 판매 대금은 물론 고용효과까지도 있고, 외교관계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죠.

해외에 나가서 그 곳 공항이 우리 인천공항과 똑같은 분위기를 풍긴다면…마음 푸근한 즐거운 여행이 되지 않을까요?

 

[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