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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분노의 질주: 화끈한 차량액션

남상석

입력 : 2009.04.06 20:36|수정 : 2009.04.06 20:37


남상석의 영화이야기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감독: 저스틴 린, 주연: 빈 디젤, 폴 워커, 15세 이상 관람가)

이 영화 시리즈는 1편이 제일 나았고 갈수록 니토로만 계속 쏴대며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 실망스러웠는데, 왕년의 배우가 돌아오고 제작진들도 초심으로 돌아가 마음 단단히 먹고 제대로 만든 것 같네요.

저는 예고편을 보고 기대가 되어서 봤는데 자동차 액션을 제대로 보여주더군요. 물론 공업용 기름 냄새가 물씬 풍기는 마초적인 성향이 있기는 하지만 여성관객들이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을 정도인 것 같습니다.

멋있고 의리 있고 여자들에게 인기 많은 우리의 주인공 도미닉(빈 디젤)은 어쨌거나 미국 사법당국에 범죄 혐의자로 올라있는 신세로 고향을 등지고 도미니카에서 유조차 털이를 하다가 파나마로 가서 자동차 정비 등을 하다가 LA에 두고 온 애인 레티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을 듣고 몰래 돌아옵니다.

LA의 암흑가를 주름잡는 갱 조직을 추적하던 FB에 뒷문으로 들어온 즉, 특채 출신 요원 브라이언(폴 워커)은 공채 출신 요원과 갈등을 겪다가 특채의 설움을 한방에 날릴 수 잇는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거물을 잡는 기획 수사에 올인합니다.

마약 운반을 할 레이서 모집에 신분을 위장하고 접근하는 데 레티의 죽음에 갱 조직이 연관됐다는 사실을 사고현장의 아스팔트 한번 손가락으로 쓰윽 긁어보더니 CSI의 과학수사를 뺨치는 동물적인 수사 감각으로 알아챈 도미닉도 레이서 모집에 참여해 브라이언과 마주칩니다.

잘 아시겠지만 이런 종류의 영화는 줄거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요소들은 별로 없고 화끈한 액션 장면을 눈과 귀로 즐기기에 어떠한지가 중요한데 그 점에서 볼거리는 제대로 갖췄습니다.

영화 초반을 장식하는 유조차 털기 시퀀스는 아이디어의 참신함과 몸을 안 아끼는 액션 연기 등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을 선사합니다. 빈 디젤이 한껏 폼을 잡으며 더 멋있어 보이라고 작가가 적어 넣었거나 디젤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 같은 의미심장한(?) 대사를 날려 살짝 졸음이 오려고 할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차량 액션과 총격전이 졸음을 확 깨워줍니다. 폐광 속을 달리는 장면은 마치 관객이 레이싱 게임을 하는 것 같은 실감을 줍니다.

인면수심의 중간 보스를 응징하는 결말과 끈끈한 사나이 우정은 공권력에 앞설 수도 있다는, 청춘의 피를 부글부글 끓게 만드는 그 무엇을 보여주며 속편을 암시하는 엔딩까지 무리 없이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영화가 범하기 쉬운 오류인 똥폼 심하게 잡다가 자뻑으로 빠지는 우스꽝스러운 코미디도 별로 없더군요. 특히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차량들의 모터쇼도 볼거리가 될 것 같네요.

(*갱단의 멋진 여자 멤버로 나와 주인공과 야릇한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지셀 하라보 역의 갤 가돗이라는 배우가 눈에 번쩍 뜨이더군요. 젊은 안젤리나 졸리를 보는 것 같이, 카리스마를 갖춘 섹시함이 스크린 밖으로 흘러 넘치더이다.)

  [편집자주] '영화를 보는 편안한 시선'  남상석 기자는 2002년부터 영화계를 출입해 온 베테랑 문화 담당 기자입니다.  1993년  공채로 입사해 사회부와 정치부 등을 거쳐 오랜 기간 보도국 문화부에서 내공있는 필력을 과시해 왔습니다. 영화와 영화인들을 좋아하며  '평론가처럼 어렵지 않은.. 관객의 한사람 같은 친근한 눈높이의 영화평'으로 개인 블로그도 큰 반향을 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