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가 6일 발표한 한식 세계화 추진 전략은 작년 10월 선포한 '한식의 세계 5대 음식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다.
국내적으로는 생계형으로 난립해 과당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영세한 음식점들을 외식산업으로 키우고, 해외에선 한식이 세계인의 음식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 한식의 현주소와 세계화 추진 배경
국내에서 음식점은 적은 자본에 특별한 기술 없이도 창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생계 대책이다. 차리기도 쉽지만 그만큼 망하는 일도 많다. 그러다 보니 인구 1천명당 음식점 수가 12.2개로 미국(1.8개)이나 일본(5.7개)에 비해 월등히 많고, 규모도 대부분 영세하다.
약 1만개로 추정되는 해외 한식당도 대부분 교민.관광객을 겨냥한 영세업체다. 코트라의 2005년 조사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해외 한식당의 평균 투자 규모는 2만 달러 미만이었다.
외국인이 알 수 없게 설명된 조리법이나 재료, 잡다하고 가짓수만 많은 반찬, 찌개.반찬을 여럿이 같이 먹는 식사 문화 등도 세계화의 걸림돌이다.
한식 세계화는 이런 한식의 위상을 높여 중국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태국 요리 같은 세계인의 식단에 올리자는 것이다.
정부는 한식의 식재료나 조리법이 최근 세계의 식품 소비 트렌드와 부합한다는 판단이다. 육류보다 채소, 해산물을 많이 쓰고 튀기기보다 찌거나 삶아 건강.웰빙을 지향하는 식생활 조류와 맞는다는 것이다.
김치나 각종 장류 같은 발효식품도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식품 외적으로는 한류(韓流)를 타고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주변에 거대한 식품 시장이 조성되고 있다.
◇ 어떤 지원 이뤄지나
농식품부는 한식 세계화의 원칙으로 4가지를 정했다. 우선 불고기, 비빔밥 같은 단품 한식을 명품화한 뒤 한정식을 고급화하는 단계적 추진 전략을 쓰고 지역별로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발굴하거나 매운맛, 짠맛 등을 과학적으로 등급화해 제각각인 입맛을 공략한다는 다양화 전략을 채택하기로 했다.
또 대중식당은 단품 메뉴 중심으로 프랜차이즈화하고 고급 한정식당은 현지화된 고급 코스 요리를 개발하는 차별화 전략, 음식뿐 아니라 한국의 예술과 문화, 한식에 얽힌 스토리를 같이 판매하는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 전략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주요 사업으로 외식산업 선진화를 도모할 외식산업진흥법 제정, 중소기업창업지원법상 투자 제한 업종에서 음식업 제외, 500억원 규모의 식품산업 투자펀드 조성 등이 추진된다.
식품산업 투자펀드는 농식품부 외에도 관광기금, 농협, 농수산물유통공사, 기업, 투자 전문회사 등이 공동으로 출자해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올해의 경우 총 20억원 규모로 해외에 진출하는 한식당 업체에 시설자금을 융자해 주되 내년부터는 이 펀드를 통해 투자 지원을 해줄 계획이다.
농식품 시설 현대화, 공동 조리시설인 센트럴키친(CK) 설치 지원 등 사업별로 쪼개져 있는 각종 정부의 경영.시설개선 자금 지원은 내년 중 '식품 종합자금제'로 통합되면서 총액을 확대해 융통성 있게 운용할 계획이다.
프랑스의 르 코르동 블뢰, 미국 요리학교(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이탈리아 요리학교(ICIF) 등 해외 요리 명문학교에 한식 강좌를 개설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장기적으론 민.관 공동 투자로 '국제 한식 요리 아카데미'를 설립해 세계적인 한식 교육의 메카로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외국인들의 한식 이해를 돕기 위해 한식과 김치, 고추장, 된장, 젓갈류 등 6대 전통 발효식품을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한식 문화 체험관'을 2010년까지 짓도록 지원한다.
맵거나 짠 맛도 과학적으로 측정해 등급화, 외국인들이 취향에 맞춰 골라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상차림이나 식문화 등 한식의 역사와 관련된 내러티브를 발굴해 홍보할 예정이다.
자본.기술을 가진 대형 외식업체가 해외에 적극 진출하도록 유도해 2017년까지 해외에 세계적인 한식 브랜드 식당 100개를 만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경영 컨설팅 외에도 공동 조리시설(CK) 설치 지원, 국산 농수산물의 수출 전진기지가 될 식재료 물류센터 설치 지원 등의 자금 지원을 병행한다.
태국 정부가 시행 중인 해외 태국식당 인증제인 '타이 셀렉트'를 본떠 국산 농수산물을 일정 수준 이상 활용하는 한식당을 인증해주는 제도도 검토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런 정책들을 통해 2017년까지 해외 한식당 수를 4만개로 늘리고 세계 일류 한식당 100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