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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잠도 안 잘 모양이군요"

입력 : 2009.04.06 11:37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유럽순방길 오바마 일정에 촌평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둔 지난 1일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를 만나 자신의 일정을 들려주자 여왕은 깜짝 놀라 말했다. "당신은 잠도 안 잘 모양이군요!"

지난 3일 하루에만 오바마 대통령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 및 타운홀 미팅에 이어 라인강을 건너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하고 바덴바덴에서 나토 지도자들과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오바마는 심지어 만찬장에서도 터키와 덴마크의 중재에 나서는 등 외교 활동에 여념이 없었다고 그의 참모들은 전했다.

정상회담과 기자회견 등 숨돌릴 틈 없이 업무로 가득 채워진 오바마 대통령의 유럽 일정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는 비슷하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는 대비된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6일 분석했다.

외교 스타일이 이슈 중심적이고 사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오바마와는 달리 부시 전 대통령은 좀 더 인간적이긴 했지만 오바마처럼 방문국의 관광명소를 둘러보는 일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중국 만리장성을 30분 만에 대충 둘러보고 만 것으로 유명한 부시는 세네갈의 고리섬 구경도 15분 만에 끝냈으며 인도에서는 타지마할 방문을 아예 생략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와는 확연히 달랐다. 부시가 무례하다는 비난을 피하고자 명소를 둘러보는 시늉만 했다면 클린턴은 주변의 환대를 너무 기꺼이 받아들여 방문국 측의 심기를 건드릴 정도였다.

클린턴은 처음 해외여행을 나온 대학 졸업생처럼 가는 곳마다 현지 문화를 관찰하고 경험하기를 즐겼다. 저녁 시간은 보통 관광으로 보내 스페인에서는 밤 11시에야 호텔에 들어갔으며 체코에서는 바츨라프 하벨 전 대통령과 술을 마시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