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정치

여야 샅바싸움에 4월 국회 '파행 우려'

입력 : 2009.03.31 11:06


4월 임시국회 개회식이 예정대로 4월1일 열릴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비관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회기시작을 하루 앞둔 31일까지 의사일정에 대한 여야의 샅바싸움이 계속되고 있고, 향후 협상전망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한나라당은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시간에 쫓겨 처리하지 못했던 16개 법안을 우선 처리하고,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처리과정도 최대한 단축하자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이번 임시국회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은 생략하고, 대정부질문도 긴급현안질의 형태로 이틀만 진행하자는 게 한나라당의 요구사항이다.

반면 민주당은 교섭단체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을 생략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게다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관련된 특별검사제 도입과 국정조사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에 정부실세와 한나라당, 검찰 관계자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성역없는 수사를 위해선 특검과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사항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SBS라디오에서 "대정부질문을 하지 않았던 관례도 있다"며 "앉아서 시간만 보내겠다는 지연전술은 이번에는 못받아주겠다"고 일축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특검에 대해서도 "자기당 의원들이 걸릴 것 같으니까 민주주의의 후퇴를 주장하는 것 같다"며 "민주당이 주장하는 민주주의는 돈 먹는 민주주의냐"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여야가 절충의 여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상반된 요구조건을 내건 것은 이번 임시국회에 대한 시각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정부가 제출한 28조9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4월 국회의 최대 목표를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공안탄압 저지로 삼고 있는 모습이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이 법안과 추경을 핑계로 4월 임시국회를 졸속국회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민생파탄과 언론.인권.야당탄압 문제를 충실하게 따질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활성화를 위한 추경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28조9천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3조8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에는 반대입장을 갖고 있는 셈이다.

특히 민주당은 추경안 심의를 위해선 정부가 지난해 말 경기 예측을 잘못한 것과 예산안을 단독처리한 것에 대해 먼저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까지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주호영,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의사일정에 대한 합의도출을 위해 다시 접촉을 가질 예정이지만 여야의 입장차이를 감안한다면 결과는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일각에선 자유선진당 등 야당과 함께 4월 임시국회를 진행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생략하고 대정부질문도 간략하게 진행하자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제3의 교섭단체인 선진과 창조의 모임도 동의하고 있는만큼 민주당을 제외하고 임시국회를 열자는 것.

주 수석부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무리하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주장하면 의사일정 합의는 어려울 것이고, 민주당이 본회의나 상임위 일정에도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미리 의사정족수를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일각에선 여야가 늦더라도 절충을 이룰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대정부질문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이틀, 민주당이 5일을 주장하는 만큼 3~4일 선에서 절충될 여지가 있다는 것.

또한 여야의 평행선이 계속될 경우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접 나서서 조정을 시도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의사일정의 최종결정권은 국회의장이 갖고 있고, 의사일정에 대한 교섭단체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의장이 결정하는 것이 국회법에 맞다는 의견이다.

홍 원내대표도 "의장이 직권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