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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설명하라"

이은종

입력 : 2009.03.30 22:05|수정 : 2009.03.30 22:06

정치사건의 배경에 관한 의문에 대답하라


일본은 요즘 국내정치문제와 북한 로켓발사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로켓문제에 관해서는 지난번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미국의 톤이 낮아진데 비해 일본은 요격 명령이 발동되는 등 여전히 강경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의 정치문제는 오자와 민주당 대표의 정치자금 문제에서 비롯됐습니다. 오자와 대표의 비서가 부정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지난 24일 기소됐습니다. 사건이 알려지자 오자와 대표는 자신은 몰랐다고 주장하면서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론은 차갑습니다.압도적인 차로 차기 총리 유망후보 1위를 지켜왔지만, 사건이후 5위로 추락했습니다.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사임해야한다는 여론이 70%에 가깝습니다.

아직 다음 총선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 가을 중의원 임기가 끝나므로 여름까지는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이번에야말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왔던 오자와 대표의 낙마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한편에선 이번 사건 수사와 관련해 검찰의 태도에 대한 의문 제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표적수사라고 반발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일본 안팎에서 검찰의 움직임이 석연치 않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컬럼니스트인 우타다 아키히로씨는 오늘 아라타니스(일본 3대 신문 연합 홈페이지) 기고를 통해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습니다.

<「말하지 않는 수사당국」 이래도 되는가.>라는 도발적 제목이 붙어있습니다.


동경지방검찰청


이글에서 우타다씨는 지난 12일 아사히신문 조간에 게재된 제랄드 커티스 미 콜럼비아대 교수의 기고의 기고문을 거론하면서 일본 검찰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우타다씨의 논지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커티스 교수의 인용부터 시작합니다.

<총선거를 앞두고, 움직이고 나선 검찰이 공개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것은 국민사이에 정치 불신 뿐 아니라 국가권력에 대한 불신을 깊게 하는 일이 될지 모른다.

왜 검찰의 설명책임을 요구하는 소리가 더욱 강하게 나오지 않는 걸까. 아사히신문은 3월10일 「민주당, 그 불신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지만, 어째서 「검찰, 그 불신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라고 묻지 않는가. 검찰이 하는 일은 절대로 옳고,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라도 생각하기 때문인가. 매스컴은 검찰측이 기분 나빠할 것 같은 보도를 스스로 피하고 있기 때문인가.

검찰당국은 현 시점에서는 아직 수사 중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기자회견을 해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설명하고, 말할 수 없는 것은 말할 수 없다고 하면 된다. 중요한 점은 국가권력이 행사하는 기관의 자세가 국민에 보이는 것이다.>

이런 커티스 교수의 주장에 대해 검찰출신의 호리타 사와야카 복지재단 이사장은 20일 「검찰에 설명책임은 없다」고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정치자금법은 정치가 돈의 힘에 왜곡되지 않고 국민일반을 위해 행해지도록 하고 싶다는 국민의 오랫동안의 비원에 답하는 법률」로, 이법의 위반은 「형식범」이라는 말로 정리될 수 없고, 혐의가 있을 때면 주저 없이 만전의 수사를 하는 것이 검찰의 임무”라는 반론에 대해 이론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검찰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의 논거는 되지 못한다고 우타다씨는 말합니다.

우타다씨는 이어 <검찰과 경찰이라는 조직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알지 못한 채 강권을 행사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으스스하다. 3월26일 조간에 게재된 요미우리신문사의 여론조사에는 관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이 74%나 되는 것으로 나왔지만, 관료불신이 정치인 불신, 나아가 경찰과 검찰에 대해서마저 불심감이 높아지면 일본은 글자 그대로  끝일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우타다씨는 또 과거 어려사건의 예를 들면서

검찰의 움직임 배경에 정치성과 자의는 정말 없는가라고 묻습니다.

그러면서 관료지배 타파를 외치고 있는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 데 대한 관료들의 거부감을 지적하면서 검찰의 수사배경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리고 수사당국이 자신들의 그때그때의 가치기준에 비춰 강권을 발동하고 재판이전에 나쁜 정보를 흘려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일이 통용된다면 무서운 일이다. 이런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그런 의혹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도 강권을 쥐고 있는 당국의 책무일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우타다씨의 비판은 수사당국 뿐 아니라 매스컴에 대해서도 이어집니다.

「국가권력이 어디까지나 공평, 공정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국민이 믿을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의 절대조건이며, 지금 일본에는 정치가도 매스컴도 더욱이 국민 일반도 이 문제에 너무 둔감해진 것 아닌가.」라는 커티스 교수의 글을 인용하면서, 검찰과 경찰에 대한 불신을 높이지 않으려면 「말하지 않는 수사당국」을 당연한 것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합니다.

그리고는 의혹 불식을 위해서는 매스미디어 뿐 아니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기자회견을 담은 동화상을 올리고, 특히 기존 미디어에 대해서와 같은 질과 양의 설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도쿄지검이 지난 24일 오자와 대표의 비서를 기소하면서 기자회견을 하기는 했지만, 회견에 TV카메라가 들어오는 것조차 거부한 것은 국민에 직접 전달되는 기회를 막은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또 미디어측도, TV카메라는 무리라고 할지라도 1시간 20분에 이르는 회견 내용 전부를 기존 미디어로는 불가능하더라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그대로 전달해야한다고 요구합니다.

우타다씨는 특히 기자 클럽이 정보를 독점하고 있다는 등의 불신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도 되도록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합니다.

커티스 교수와 우타다씨의 주장을 대하면서, 한국의 검찰, 한국의 미디어는 과연 이런 문제제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생각하게 됩니다.

정치적 사건을 둘러싼 한국 검찰의 움직임이나 정치권의 대응, 미디어의 보도 태도 그 어느 것이나 일본을 한국으로 대치하면 거의 똑같은 현실이 아닌가, 한국의 미디어는 기자들은 할 일을 다 하고 있는가… 자문해 봅니다.

아니 한국이 좀 나은 편인가요. 누가 소환되는지 친절히 알려주기도 하고..

검사가 사건에 관해 브리핑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요.

그러나 정치인이 연관된 사건의 경우는 어떨까요.

 

[편집자주] 깊이있는 분석과 통찰력이 느껴지는 이은종 기자는 그동안 사회.국제 이슈와 경제 현장에서 오랫동안 현장취재와 데스크를 거치고 현재 SBS 보도국 특임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연륜에서 뿜어나오는 해박한 지식과 함께 일본의 정치.경제에 대한 식견으로 핵심을 짚어주는 글을 보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