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서 안영인 선배께서 한 시사잡지를 펼쳐 놓으셨다.
스트레스의 긍정적인 측면을 다룬 내용이었는데, 국장님께서 읽어 보라 하셨단다.
선배는 충분히 기사가치가 있으니, 취재해 보는게 어떻겠냐고 했다.
먼저, 잡지에 쓰여진 하바드대학 스트레스 연구센터 홈페이지부터 살폈다.
스트레스에 관한 대가들의 의견과 진행되고 있는 여러 실험결과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인 줄만 알았는데, 난관을 헤쳐나가는 동기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같은 스트레스에 대해 어떤이는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어떤이는 외상후 성장(post trauma growth)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기자가 된 후 더 많이 이용하게된 Pubmed란 의학논문검색 사이트에, 관련연구가 있는지를 살폈다.
결과는 의외였다. 스트레스가 기억력을 향상 시킨다는 결과는 오래전 부터 나와있었고, 스트레스가 통증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으며, 또한 올해 2월 사이언스지에는 스트레스가 노화를 늦춘다는 다소 충격적인 결과까지 논문으로 나와있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가 어떤 사람에게는 병의 원인되고, 어떤이에게는 약이 되는 걸까?
개인의 스트레스에 대한 복원력(resilience)의 차이로 설명되는데, 복원력이 큰 사람이 스트레스를 성공의 발판을로 삼을 수 있다는 말이다.
복원력은 부정적인 생각을 떨치는 능력, 삶의 밝은 면에 초점을 맞추는 능력,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으로 정의 되는데, 유전적, 환경적, 개인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조지 워싱턴대학의 정신과 교수인 스티븐 J 울린 박사는 복원력과 관계있는 개인적 요소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1. 독립심 :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 정신적, 신체적으로 거리를 둔다.
2. 원만한 대인관계 : 다른 사람을 끌어들여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다.
3. 통찰력 : 자신의 강점이나 약점등 난처한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고 솔직하게 대답한다.
4. 주도권 : 스스로 해결한다.
5. 도덕성 : 확고한 가치관과 자긍심
6. 창의성 : 시련에 의미를 부여한다.
7. 유머감각 : 비극에서 희극적 요소를 찾는다.
또한 번하드 캠플러 박사는 "복원력이라는 것은 훈련과 연습교욱에 의해 어느 정도 높아질 수 있으며,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적적인 사고"라 했다.
그럼에도 복원력의 유전, 환경적인 요소의 중요함은 개인적 요소의 중요함 보다 더 크다고 평가 되고 있다.
환경적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유아기 시절(통상 3세 이전을 말함) 어머니(또는 아버지)와의 애착관계다.
우리가 기억할 수 없는 3세 이전에 부모에게 받은 충분한 사랑이 향후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가장 큰 힘이 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요람을 흔드는 손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성인인 우리가 유전적, 환경적 요인을 되돌린 순 없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에겐 스트레스에 대한 긍정적 사고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아이들에겐 "3세 이전엔 기억을 못하니깐 좀 잘못해도 된다" 고 생각하지 말고, "어쩌면 이 아이의 평생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충분한 사랑을 줘야 할 것이다.
|
[편집자주] '따뜻한 감성의 의학전문기자' 조동찬 기자는 의사의 길을 뒤로 한 채 2008년부터 기자로 전문언론인에 도전하고 있는 SBS 보도국의 새식구입니다. 언론계에서 찾기 힘든 의대 출신으로 신경외과 전문의까지 마친 그가 보여줄 알찬 의학정보와 병원의 숨겨진 세계를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