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정국이 격랑에 휩쓸려 심하게 출렁일 것 같다.
'박연차 쓰나미'가 여의도 정가를 강타,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26일 전격 구속된데 이어 한나라당의 차세대 주자 중 한 명인 박진 의원과 민주당 서갑원 의원도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무대였던 부산.경남(PK) 출신 한나라당 의원과 민주당 친노(親盧) 386 의원들 여러 명의 이름이 '박연차 명단'에 회자되고 있으며, 검찰로부터 현역 의원 추가 소환 가능성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처럼 '박연차 쓰나미'의 격랑이 정치권을 휩쓸면서 4월 정국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혼조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4월 임시국회는 물론 정국의 최대 승부처로 예상되는 4.29 재보선의 결과는 누구도 점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정치권이 격한 개편을 겪을 것 같다는 말들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사정정국.."다음은 누구" = 요즘 여야 정치권의 최대 화두는 "다음은 누구일까"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번 검찰 수사의 최종 겨냥 점이 어딘지 그것을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애초에는 구여권을 겨냥한 수사로 여겨졌다. 하지만 한나라당 중진인 박진 의원이 소환되면서 사정 태풍의 향방은 누구도 점칠 수 없는 혼미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근무자는 윤리.도덕적 측면에서 한 점 부끄럼이 없어야 한다" 이러한 이명박 대통령의 27일 발언은 이번 수사가 성역이 없을 것임을 짐작게 하는 유력한 정황이라는 관측이다.
여의도는 충격 속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박 의원의 지역구가 서울이라는 점에서 수사의 파장이 PK 진영 의원을 넘어서는 것이 아닌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박연차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패닉 상태이다. 검찰 수사가 당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표적 사정'을 통한 '신공안정국'을 조성하기 위한 정권의 정밀한 시나리오 아래 검찰이 총대를 멨다며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연차 관련수사의 특별검사제 도입과 국정조사 시행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하지만 검찰 수사의 칼날이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는 것이 아닌가 숨죽이고 있다.
◇ 재보선 혼미..정동영.이재오 변수까지 가세 = '박연차 쓰나미'의 파장은 단기적으로 4.29 재보선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수사 결과 '부정부패당'으로 낙인찍히면 재보선의 승리는 쉽지 않은 탓이다.
한나라당은 '경제살리기', 민주당은 '정권 심판'을 표방했지만 '박연차 쓰나미'로 여야의 전략은 차질을 빚고 있다.
한나라당은 5개 재선거 지역 후보자를 2-3배수로 압축했다. 최대 승부처인 인천 부평을의 경우, 이재훈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김연광 전 월간조선 편집장 등이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인천 부평을에서 홍영표, 홍미영 예비후보가 뛰고 있지만 텃밭인 전주 2개 지역에서 후보 선정에 난항을 겪으면서 재보선 전체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여야 모두 '거물들의 귀국'이 재보선에 직간접 파문을 미치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고향인 전주 덕진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분란이 일고 있다. 당 지도부와 386 주류들이 그의 출마로 '개혁공천' 전략이 흐트러진다며 출마포기를 압박하고 있지만 정 전 장관은 무소속으로라도 나간다는 태세다. 양측의 충돌은 당을 심한 내분으로 몰고 있다.
양측은 검찰 수사의 파장을 놓고도 동상이몽이다. 당 지도부는 "당이 중대한 위기에 처한 만큼 당력을 결집해 외환을 극복해야 한다"며 출마 포기를 요청한 반면 정 전 장관은 "최악의 상황에서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귀국한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도 금명 예상되는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이 재보선의 변수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친박(친박근혜) 정수성 씨의 무소속 출마로 `친이-친박 대결'이 점쳐지는 경주의 경우, 친이 성향의 정종복 전 의원 공천 여부가 논란이 된 가운데 이 전 의원의 귀국이 갈등 증폭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4월 임시국회도 파행 우려 = 4월 임시국회가 정상 운영될지도 불투명하다는게 중론이다.
민주당이 '박연차 리스트'와 관련해 특별검사 및 국정조사를 추진키로 한데 대해 한나라당은 "검찰이 수사를 잘하고 있다"며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4월 임시국회를 추가경정 예산안과 비정규직입법,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을 처리하는 장으로 방점을 찍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공안탄압' 종식과 이명박 정권의 중간평가를 위한 공간으로 삼겠다는 상반된 입장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4월 임시국회에 대해 "추가경정 예산안과 2월 처리되지 못한 경제개혁 법안들이 모두 처리되는 국회가 돼야 한다"며 "또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과 비정규직 문제가 해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재보선은 그야말로 지역선거로, 재보선과 관련 없이 국회를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운영위, 법제사법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등에서 '공안탄압'을 따지는데 당력을 쏟기로 했다. 정부 추경안을 '최악의 빚더미 추경'으로 규정하고 공세를 펼 계획이다. 또 YTN, MBC 등을 겨냥한 이른바 '언론탄압'을 강하게 추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재보선의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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