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이른바 '콘돔' 발언 후폭풍이 가시지 않고 있다.
27일 '르 수아르' 등 벨기에 언론들에 따르면 벨기에 의회는 전날(26일) "콘돔 사용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라고 한 교황의 발언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논의했다.
의회는 이와 함께 교황 발언에 대한 엄중한 항의 차원에서 교황청 주재 벨기에 대사를 소환하는 문제도 논의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플레미시(네덜란드어권), 왈로니아(프랑스어권)의 6개 정당이 비난 결의안 및 주교황청 대사 소환을 발의했다.
이처럼 강경한 조치를 요구한 6개 정당은 교황이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으며 우리는 주교황청 벨기에 대사뿐 아니라 주벨기에 교황청 대사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해 항의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카렐 데 휘흐트 외무장관은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벨기에 주재 교황청 대사를 불러 "교황의 잘못을 주지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의학전문지 가운데 하나인 영국의 '랜싯'(Lancet)도 이날 논설을 통해 "에이즈 문제와 관련한 가톨릭 교리를 공고히 하고자 교황이 '콘돔은 에이즈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발언함으로써 (콘돔 사용의) 과학적 근거를 공개적으로 왜곡했다"라고 비난했다.
랜싯은 교황의 '실수'가 무지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가톨릭 교리를 뒷받침하려고 의도적으로 행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교황의 발언이 여전히 유효하고 교황청 역시 이에 변명으로 일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랜싯은 이어 "종교지도자든, 정치인이든 교황처럼 영향력 있는 인사가 잘못된 과학적 지식을 언급하면 수백만명의 건강에 치명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 당사자가 자신의 발언을 취소하거나 정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뤼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