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개 회사의 운명은?
이달 말, 정확히 말하면 31일에 발표하기로 돼 있는 건설·조선사 2차 구조조정 결과 발표가 오늘(27일) 은행연합회에서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번 1차 때와 달리 규모가 작은 회사들이기는 하지만 대상이 74개나 되는 만큼 업체 관련자들의 관심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건설사 101위부터 300위 가운데 은행 대출이 50억원 이상인 곳 70개사와 조선사 4개, 이렇게 모두 74개 업체가 평가를 받고 이제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일부 언론에서는 벌써 이런 저런 얘기들을 듣고는 20개 남짓이 C, D 등급을 받는다거나 퇴출이 5개는 넘을 것이라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서 정확히 몇개 업체가 어떤 등급을 받을 것이라고 미리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평가에 대해 어느 정도의 논리적인 추론은 해볼 수 있습니다. 몇가지 반드시 짚어봐야 할 변수가 있습니다.
우선 지난 1차 평가 당시 B등급을 받았다가 얼마전 주채권은행인 농협도 모르게 기습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창건설 사례 때문에 이번 2차 평가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농협측에서는 신창건설 사주의 비자금 등 개인적인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게 돼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농협의 평가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평가 자체에 일정 부분 문제점이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농협에 대한 금감원의 강한 질책을 미뤄 볼 때 채권은행들의 이번 2차 평가는 보다 엄격해질 수 밖에 없게 된 것이죠. 다음으로는 이번 평가 대상 업체들이 규모가 훨씬 적은 업체들인 만큼 채권은행들이 사회적인 파장을 고려한 '봐주기'나 '눈치보기'를 별로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두가지 배경을 고려한다면 아무래도 1차 때보다 많은 업체들이 C등급(워크아웃 대상)이나 D등급(퇴출)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심지어 엄청난 숫자가 C, D를 받게 될 것이란 막연한 소문들까지 돌고 있다고 합니다.
금융감독원의 주재성 부원장보(은행들의 평가를 보고 받고 종합 검토하는 책임자)는 이번 평가를 받는 건설사는 아파트 공사를 주로하는 곳도 있지만 토목공사를 주사업으로 하는 업체가 적지 않다며 토목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황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재무상태가 덜 취약해 잘 버틸 수 있는 업체도 상당수 있다며 지나치게 비관적인 결과만을 기대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아무래도 1차 때보다는 많은 업체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보다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고 은행들 역시 부실을 계속 안고 가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 |
[편집자주] SBS 보도국의 '마당발' 강선우 기자는 1994년 공채로 입사한 이후 주로 경제분야 취재 현장에서 발군의 취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폭넓은 인맥과 '두주불사'의 넉넉함으로 선.후배 동료들에게 인기가 많은 강 기자는 현재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을 출입하며 금융팀 1진 기자로 활약 중입니다.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