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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로켓발사에 분주한 일본

이은종

입력 : 2009.03.26 15:11


북한이 예고한 로켓발사가 열흘가량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일본은 북한이 쏜 물체가 무엇이든, 일본 영공으로 들어올 경우 요격, 파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요격을 시도할 경우 성공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일본 방위성은 요격능력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언제 어디서 어느 방향으로 쏠 지 불확실한 물체를 공중에서 요격하는 일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일본 외무성도 요격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고 시인합니다. 미국에서도 미사일 요격 실험이 성공하기는 했지만 실제 상황에서 성공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이 많은 형편입니다.

그러면 왜 일본 정부는 성공 가능성도 확실치 않은 요격까지 들먹이며 부산한 움직임을 보일까요?

먼저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사정권 안에 있다는 점입니다. 일본은 과거 북한이 쏜 물체가 일본 영토를 넘어 태평양에 떨어진 예가 있듯이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타격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또 하나는 북한에 대해서 일본인들이 갖고 있는 부정적 인식이 상승작용을 일으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가 밝혀진 이후 일본인의 대북 적대의식은 한층 심화됐습니다. 국교 정상화 협상이 중단된 것은 물론이고, 6자회담을 비롯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본인 납치문제를 북한에 제기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김현희와 납치일본인 가족의 면담도 일본측 요청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한국에서보다 일본에서 더욱 크게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김정일과 북한에 관한 출판물이 한국보다 많고, 6자회담이나 북한 관리의 외국 방문때 파견되는 일본 방송의 카메라 크루 숫자도 훨씬 많습니다. 김정일의 중국 방문이나 김정일의 첫째 아들 김정남이 중국이나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잡은 방송은 일본방송이었습니다. 일본 미디어들이 북한 문제에 많은 노력을 쏟아 붓는 데는 일본인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 심리를 이용한 상업적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 핵문제나 미사일문제가 나올 때면 일본에서는 일본의 핵무장이나 자위대의 개편론이 제기됩니다. 헌법 9조 즉 전쟁포기와 군대 보유 금지 규정을 개정하려는 우파의 염원이 제기되는 것이지요. 일본 방위성이 주장하는 북한 로켓 요격론도 군비확장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할 수도 있겠습니다.

아직 먼 얘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북한과 대화가 이뤄지고 핵 포기 협상이 진전을 이뤄 북미 관계 개선이 이뤄질 경우, 일본과 수교협상도 재개될 것이고, 북한이 일본에 대해 배상청구를 하게 되면 일본 정부는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는 점도 일본정부의 태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주] 깊이있는 분석과 통찰력이 느껴지는 이은종 기자는 그동안 사회.국제 이슈와 경제 현장에서 오랫동안 현장취재와 데스크를 거치고 현재 SBS 보도국 특임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연륜에서 뿜어나오는 해박한 지식과 함께 일본의 정치.경제에 대한 식견으로 핵심을 짚어주는 글을 보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