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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 광고 카피에 '개고생'이라니?

입력 : 2009.03.26 11:18|수정 : 2009.03.26 12:37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QOOK"

25일부터 공중파 방송에 등장한 한 광고가 '영문 모를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이른바 '개고생 광고'로 네티즌에 벌써 회자하고 있는 이 광고는 탤런트 변우민과 산악인 엄홍길이 다소 우스꽝스런 모델로 등장할 뿐 제품 정보나 광고주 소개가 없다. 오랜만에, 그것도 불황기에 등장한 `티저 광고'(호기심 유발 광고)다.

'변우민편'에서는 집에서 쫓겨난 듯한 변우민이 거지 같은 몰골로 골목길 쓰레기통에서 나와 밥을 사먹으려고 행인의 지갑을 훔치다 얻어맞고 나서 더러운 담요를 덮어쓰고는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라고 외친다.


변우민이 한 말은 큼지막한 자막으로 나온다. 이어 집 모양의 그림과 함께 'QOOK'라는 표현으로 끝을 맺는다.

'엄홍길편'에서는 눈보라를 헤치며 에베레스트 정복에 나선 엄홍길이 등반 도중 허기져 부러진 나무젓가락으로 불은 라면을 허겁지겁 먹고 나서 다시 정상에 도전하다가 역시 같은 말을 울부짖는다.

'일반인편'에서는 배가 고파 개밥을 훔치려는 '무전 여행객'이나 피서지에서 소나기를 맞아 당황하는 일가족, 갯벌에서 병영 체험으로 고생하는 여학생 등의 장면이 나오고 이를 비웃듯 집에서 편안히 누워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는 아이가 나온다.

네티즌이 가지는 첫 번째 관심은 '개고생'이라는 표현이다. 비속어쯤으로 여겨질 만한 이 표현은 사실 국립국어원이 지정한 표준어로, '어려운 일이나 고비가 닥쳐 톡톡히 겪는 고생'을 뜻한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시청자들은 광고에 저런 말을 썼는데도 광고심의를 통과할 수 있느냐고 의아해할 수도 있다.


'QOOK'의 정체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브랜드명으로 추정되는 이 표현은 영어 사전에 없는 말이다. 네티즌들 사이에는 '요리하다'는 의미의 'cook'와 유사하기 때문에 밥솥 등 주방 가전제품 광고가 아니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 광고를 만든 J사는 "모든 것이 극비"라면서 어떠한 내용도 밝히길 꺼리고 있다. 내달초 본 광고가 나올 때 보라는 것이다.

불황기에 등장한 호기심 유발광고가 소비자들의 시선을 과연 얼마나 끌지, 어느 정도의 마케팅 성적으로 연결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