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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집무실 금고는 '화수분'?

입력 : 2009.03.24 11:50

검찰, 은행 돈 빌려 넣어봤더니 3억이 '쏙'


정관계 인사들에게 전방위로 금품을 살포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집무실 금고에 항상 현금 3억∼5억 원을 쌓아둔 것으로 드러나 '큰 손'의 면모를 다시 확인시켜줬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 중수부는 박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현금 2억 원을 받은 혐의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구속하기 전 특이한 실험을 했다.

은행에서 현금 3억 원을 빌린 뒤 경남 김해 소재 태광실업의 박 회장 집무실에 있는 금고에 넣어본 것이다.

검찰은 추씨가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현금 2억 원의 출처를 추적하던 중 태광실업 회장 집무실 금고에는 박 회장의 개인 돈이 현금으로 항상 3억∼5억 원이 쌓여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직접 실험을 해 본 결과, 현금 3억 원을 넣고도 금고에 여유가 있는 것을 확인한 뒤 금고의 사진을 찍어서 추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때 근거 자료로 법원에 제출했다.

박 회장은 부산·경남 일대에서 '현금 동원력'이 으뜸인 인물로 널리 알려진 재력가이다.

태광실업은 김해에 뿌리를 두고 베트남과 중국 공장에서 '나이키' 상표로 신발을 생산하는 회사로, 나이키의 OEM(주문자상표부착) 업체 중에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박 회장은 태광실업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더 큰돈을 버는 등 주변에서는 그를 두고 '돈 버는 수완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부르고 있어 현금도 항상 쌓여 있다는 후문이다.

워낙 씀씀이가 커 작년 가을 중수부가 박 회장을 내사하자마자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회장이 여·야 정치인을 가리지 않고 금품을 살포했다"거나 "웬만한 경남 일대 고위 공무원들은 다 용돈을 받아 썼다"는 식의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었다.

'박연차 로비설'에 대한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을수록 박 회장의 '화수분'에서 돈을 받아 쓴 정관계 인사 누구에게로 검찰의 칼끝이 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