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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리스트' 폭발력 어디까지?

입력 : 2009.03.21 13:02|수정 : 2009.03.23 16:45

"여·야 성역없다"…균형맞추기 수사 전망


대검 중앙수사부가 21일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전격 체포하고 이광재 민주당 의원을 소환조사하면서 `박연차 리스트'가 `메가톤급' 폭발력을 예고하고 있다.

추 전 비서관과 이 의원이 신.구 정권의 이른바 실세 인물이라는 점에서 다수의 유력 정치인들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의 칼끝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의원과 달리 추 전 비서관은 그간 소문으로 떠돌던 박연차 리스트에 전혀 오르내리지 않은 인물이어서 이날 추 전 비서관의 전격 체포는 검찰 수사의 폭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추 전 비서관은 `대운하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대운하 사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건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물로 알려져 있다.

현 정권들어 이 대통령의 측근 인사가 비리에 얽혀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지난해 11월 인사관련 청탁과 함께 5천만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경호 코레일 사장 이후 추 전 비서관이 두 번째다.

이날 검찰이 `거물급'으로 분류되는 이 의원의 소환조사와 동시에 추 전 비서관을 체포한 것은 편파ㆍ표적 수사를 의식해 균형 맞추기를 고려하면서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대검은 19일 2005년 재보궐선거에서 박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이정욱 전 열린우리당 후보를 구속한 데 이어 20일 한나라당 소속인 송은복 전 김해시장을 구속했다.

이번 수사가 자칫 정치 보복이라는 시비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여야 정치인의 `양' 뿐 아니라 `무게'까지 세심하게 조율하는 것으로 읽히고 있는 것이다.

박 회장이 부산, 경남지역 정치인을 중심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신빙성 있는 소문이 나돌던 터라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현 여권 인사들도 검찰 수사망에 걸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 수사가 앞으로 여야를 막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수사에서 뭐가 나올지는 나도 모른다. (밖에서) 어떻게 흔들어도 나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간다"며 성역없는 수사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번 수사가 전ㆍ현직 정치인과 연관됐기 때문에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임시 국회 일정에 맞춰 검찰 수사가 크게 세 단계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임시 국회 개회 전 구속이 될 만큼 혐의가 짙은 현직 국회의원에 대한 수사에 먼저 속도를 붙이고 국회가 개회하면 전직 정치인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국회가 폐회하면 혐의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전ㆍ현직 정치인에 대한 수사를 마침으로써 `박연차 리스트' 수사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시나리오다.

따라서 올해 상반기 내내 `박연차발 폭풍'이 정.관계를 뒤흔들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