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업주-경찰 '고리' 원천차단"…'여론 무마용' 시각도
서울 강남경찰서가 20일 안마시술소 업주와의 유착의혹으로 검찰조사를 받은 직원 6명 전원에 대해 파면·해임이라는 중징계를 결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영호 강남서장이 최근 "뼈를 깎는 심정으로 비리직원 2명을 파면하겠다"고 밝혔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징계수위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강남서의 이번 결정에는 직원들이 업주들과 관계를 맺게 되는 '고리'를 계속 내버려뒀다가는 '강남경찰=비리경찰'이란 등식이 고착화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실 그동안 강남지역에서는 경찰-업주 간 유착비리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2006년 법조 브로커 김홍수가 이른바 '강남팀'으로 불리는 강남지역 경찰들과 인맥을 구축했다는 의혹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면서 이 지역 경찰 수백 명이 다른 지역으로 전보됐다.
앞서 2002년에는 경위급 간부가 윤락업소 주인 부탁으로 달아난 업소여성을 납치해 윤락을 강요한 혐의로 파면조치된 경우도 있다.
또 1998년에는 강남지역 유흥업소 업주로부터 뇌물을 받고 불법영업을 묵인해준 박모 경사 등 3명이 파면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 지역에서 유착비리가 자주 발생하는 근본원인을 직원 한 명이 많은 업소들을 단속하고 있다는 점과 "식사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일부 직원들의 안이한 윤리의식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비리혐의로 파면조치가 결정된 한 직원이 안마시술소 업주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게 된 결정적 계기도 '식사대접'과 '한약선물'이었던 것으로 검찰조사에서 드러났다.
상황이 이런 만큼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스스로 유착의 고리를 끊도록 하기 위해서는 '비리 직원은 잘못이 크든 작든 축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지휘부의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극약처방'이란 평가까지 받는 이번 중징계 결정에 대해 일각에서는 강남지역 경찰에 대한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무산된데 따른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강희락 신임 경찰청장이 최근 "한꺼번에 수백 명의 직원을 솎아내고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물갈이 인사에 제동을 건데 대해 아직 "쇄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강남서 관계자는 "이번 중징계는 직원-업주 간 비리 의혹이 불거진 뒤 정 서장이 일관되게 밝혀온 '중징계 방침'을 실행한 것"이라며 '여론무마용'이라는 지적은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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