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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전 삼성회장 또 입원

홍순준

입력 : 2009.03.20 09:29

'입원'도 기사거리가 되나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또 서울 삼성의료원에 입원했습니다. 일본 여행을 마치고 어제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자마자 바로 삼성의료원으로 직행했고, 입원한 겁니다.

이건희 회장의 '입원' 문제에 대해 삼성측은 공식 멘트가 없습니다. 모든 게 '알려졌다', '전해졌다' 정도입니다. 그래도 삼성 관계자에게 물어봤습니다.

역시 입원 사실 확인만 해줬지, 그 외 별다른 말은 않더군요.

"정보보고 정도만 하고, 가급적 기사화하진 말았으면 좋겠다" 정도의 말만 붙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언론들이 이미 기사화하고 있는 마당에 어쩔 수 없죠. 기사로 썼습니다.

이 회장은 신춘인사차 일본에 갔습니다. 일본에 있을 때부터 감기 몸살 기운이 있었다는 군요. 귀국 비행기 안에서 기관지염이 심해져서 주치의 말대로 입원했다는 겁니다. 1주일 정도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 기간동안 또 다시 정밀 검진을 받을 계획이구요.

이 회장은 지난 2000년초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에서 림프종수종(일종의 폐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 뒤엔 환절기만 되도 감기에 약해지나 봅니다. 지난달 초, 이재용 전무의 이혼 소식이 전해지기 전날도 두통과 감기 몸살이라며 삼성 의료원에 입원했었죠.

삼성 오너 일가의 일거수 일투족은 모든 기자에겐 '기사거리'가 됩니다.

'그제 이재용 전무 귀국' 소식도 어제 포털 사이트에서 주요 관심 기사가 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LG 구본무 회장이나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 등 다른 재계 오너들의 움직임은 그다지 큰 기사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오직 이건희 회장과 그 아들 이재용 전무만 해외 출입국 사실이나 입원 소식까지도 기사거리가 되고 있죠. 심지어 오늘 이건희 회장 입원 기사는 모 언론사가 '단독(특종)'이란 타이틀까지 달고 내더군요.

웃기죠. 하지만 왜일까요?

아마도 '신비주의' 의 부메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재계 오너들은 의외의 소탈한 성격이나 생활이 가끔 잡지에 실리곤 합니다. 그런데 유독 삼성 오너만 그런 기사가 없습니다. 소문만 돌 뿐이죠.

저야 삼성을 담당한지 이제 두달도 채 안 됐지만, 수많은 경제부 기자들 가운데 이건희 회장의 얼굴을 직접 본 사람도 몇 안 될 겁니다. 너무 차단하고 숨기고 하다보니 오히려 더 큰 '관심'을 끄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세상의 시선을 일부러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구태여 숨어가며 살 이유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지금도 오너 일가의 '변고'가 삼성 출입기자들에겐 가장 큰 기사거리입니다.

지난 번 이재용 전무 이혼피소 사건을 SBS가 첫 보도한 다음날 기자실 분위기...

무척이나 술렁였습니다. 이러다 이건희 회장이나 이재용 전무에게 진짜 큰 일이 생길 때, 말도 안되는 '기사 경쟁'이 붙지 않을까... 삼성을 담당하고 있는 기자로서, 내심 걱정되는군요.

 

[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