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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의무약정 도입 1년의 명암

입력 : 2009.03.15 08:07

전체 가입자 중 27.3% 의무약정 가입
해지율↓…시장 안정화 대 소비자선택 제한 불만


다음 달로 도입 1년을 맞는 의무약정제를 놓고 평가가 분분하다.

의무약정제는 보조금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12개월에서 24개월간 해당 이통사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제도로, 지난해 4월1일 폐지 10년 만에 다시 도입됐다.

제도 도입 이후 타사 가입자 유치와 자사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려고 천문학적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었던 이통사들 간의 과열 경쟁이 다소 완화돼 시장 안정에 이바지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그러나 의무약정 기간에 분실과 중도 해지를 둘러싸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의무약정 도입..장기 가입자↑ = 올해 2월 말 현재 의무약정 가입자는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 4천598만8천명 가운데 27.3%에 해당하는 약 1천255만명에 이른다.

의무약정제 가입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KTF며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SK텔레콤이다.

KTF는 1천448만명 가운데 30.5%인 442만명, SKT는 전체 2천321만명 중 26.3%인 606만명이 의무약정 가입자다. LG텔레콤은 약 829만명의 전체 가입자 가운데 25% 정도인 207만명 가량이 의무약정에 가입한것으로 추정된다.

의무약정 가입자 비중을 보면 작년 4월부터 올해 2월 사이에 신규 가입하거나 기기변경을 한 가입자 중 의무약정제 가입 비율은 KTF 60%, SKT 61-62%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의무약정 기간은 24개월이 가장 많았고, 12개월, 18개월 순으로 나타났다. 사별로 SKT의 24개월 약정 가입자 비중은 66%, 12개월은 33%, 18개월은 1% 였다. KTF는 24개월 80%, 12개월 17%, 18개월 3%였다. LGT는 1월말 기준으로 24개월 69.9%, 12개월 29.55%, 18개월 0.6%였다.

의무약정제 도입 이후 해지율은 갈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SKT의 해지율은 의무약정제가 도입되기 전인 작년 3월에는 3.6%였다가 올해 2월에는 2.2%로 낮아졌다. KTF 역시 2007년 4월부터 2008년 3월 사이에는 평균 해지율이 3.6%였으나 의무약정제가 도입된 이후인 2008년 4월부터 올해 2월 사이에는 3.3%로 낮아졌다. LGT는 지난해 평균 3.7%에서 올해 1월 현재 2.8%로 떨어졌다.

◇득실과 전망 = 약정기간을 조건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의무약정제는 시장 안정화에 일정 부분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의무약정제 도입으로 그간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수익으로 챙겼던 리베이트가 고객에게 돌아가 고객 편익이 커지고 단말기 구매 비용이 감소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이동통신사들이 이전보다 해지율이 떨어짐에 따라 안정적으로 마케팅 정책을 펼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의무약정제 도입 이전에는 더 많은 보조금을 받으려고 신규로 가입하거나 번호이동을 선택하던 휴대전화 가입자들이 기기변경을 많이 선택하면서 신규 가입과 기변 보조금의 차이도 상대적으로 많이 줄어들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의무약정제 도입 이전에는 일부 소비자들이 단말기를 자주 교체하는 바람에 환경문제나 과소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며 "의무약정제가 도입된 이후에는 빈번한 휴대전화 교체 수요가 억제돼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의무약정제에 가입만 하면 보조금 혜택이 모든 소비자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오히려 이 점이 이통사들의 과열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약정기간에는 가입자가 다른 이통사로 옮겨가지 못하기 때문에 이통사들은 우량 의무약정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종전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려 한다는 것이다.

장기 가입에 따른 보조금을 미끼로 소비자들을 약정이란 족쇄에 묶어둬 소비사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의무약정 기간 중간에 휴대전화가 고장 나거나 휴대전화를 분실할 경우 그 부담이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수리보증 기간이 지난 뒤에 고장이 발생하면 소비자가 수리비용을 부담하고, 새로 단말기를 사는 비용 역시 소비자가 부담해야한다. 타 통신사로 번호이동을 하려면 위약금을 내야 한다. 결국 처음에는 싸게 사는 것 같아도 나중에는 이중, 삼중으로 비용을 내야 하는 셈이다.

업계는 의무약정제 도입 이후 번호이동을 포함한 신규 가입자의 90% 이상이 의무약정제에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연말이면 전체 가입자의 50% 이상이 약정기간에 묶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의무약정에서 해제되는 가입자와 의무약정에 가입하지 않은 이용자를 붙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오는 4월1일 12개월 의무약정에서 처음으로 해제되는 의무약정제 가입자를 붙잡기 위한 이통사들 간의 경쟁이 주목되는 이유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