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된 반달가슴곰의 출산은 그간 막연해 논란이 일었던 고유종 복원사업의 성과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야생에서 먹이를 왕성히 섭취하고 혹독한 동면기를 지내면서 새끼까지 낳았다는 사실 자체가 방사된 곰이 적응하고 있다는 확증이라는 게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설명이다.
◇"원종 존재한다" 놀라서 방사 = 환경부가 반달곰을 들여와 지리산에 풀어주게 된 것은 원종(原種)이 지리산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과거 한반도에는 상당수의 반달곰이 살았지만 일제의 해로운 짐승 박멸책(해수 구제.害獸驅除)과 보신문화, 개발에 따른 서식지 파괴 등으로 개체가 급감했다.
그런 가운데 2000년과 2002년 지리산에서는 진주 MBC와 반달곰관리팀이 멸종된 줄로만 알았던 야생 반달곰을 촬영하는 데 성공해 놀라움을 줬고, 동시에 그대로 가면 멸종에 이른다는 우려감을 자아냈다.
공단은 주민들의 증언과 현장조사를 통해 원종이 5마리 정도 서식한다고 추정하고 2004년부터 북한과 연해주에서 4차례에 걸쳐 고아가 된 반달곰 새끼 27마리를 들여와 지리산에 풀었다.
그 중 12마리는 적응에 실패해 돌아오거나 폐사했고 현재 암컷 9마리와 수컷 6마리 등 15마리가 지리산에 야생하고 있다.
◇바위굴에서 "츄츄츄츄…" 새끼다! = 공단 멸종위기복원센터는 2004년께 방사한 곰들이 성년인 4∼5세가 됨에 따라 작년부터 번식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작년 가을 곰들의 몸에 부착한 발신기에서 전해지는 위치정보를 분석한 결과 암컷과 수컷이 만난 사실이 드러나 짝짓기가 이뤄지고 있음을 직감했다.
센터는 발신기 교체를 틈타 출산 여부를 확인키로 하고 지난달 말 곰들이 동면하는 바위굴을 탐색하던 중 2005년 북한에서 들어온 '장강(8호)'과 '송원(10호)'의 새끼를 확인했다.
송동주 센터장은 "바위굴에 집어넣은 고성능 마이크에서 '츄츄츄츄...'하는 소리가 들렸을 때 직감이 사실임을 알았다"며 "새끼가 젖을 못 찾을 때 어미를 깨우는 소리였다"고 말했다.
센터는 장강과 송원이 작년 5∼9월에 교미한 뒤 지난 1월에 한 마리씩 새끼를 낳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달곰 암컷은 여러 마리와 교미를 하고 수정란을 나중에 몸 상태를 봐가면서 착상한다.
임신기간은 60일이며 갓 나온 새끼는 300g으로 어른 주먹만한데 생후 두 달이 된 지리산 출신 새끼들은 현재 1∼1.5㎏까지 자랐다.
◇"최소 존속 개체군 50마리까지" = 공단은 일단 이들 새끼의 발육상태를 봐가면서 유전자 감식을 시도할 계획이다.
도입된 반달곰이 천연기념물이냐는 법적지위 논란이 일정 부분 해소된 가운데 새끼가 실존하는 것으로 알려진 원종의 후손이라는 게 확인되면 출산의 성과는 배가 될 전망이다.
공단은 반달곰이 지리산에서 멸종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소 개체 존속군'이 50마리라고 보고 올해 5월께 마지막으로 한 차례 더 고아곰들을 데려와 방사할 계획이다.
현재로서 반달곰 번식의 가장 큰 위협으로 꼽히는 것은 농가에서 멧돼지를 막으려고 설치하는 올무.
공단 관계자는 "반달곰의 질병에 대한 데이터는 축적된 것이 별로 없지만 기생충도 관리해주는 등 최적 상태는 만들어주고는 있다"며 "경작지 주변으로 나올 때 위험에 처하기 때문에 발신기 신호가 오면 항상 출동해 안전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에 출산한 장강은 2007년 9월과 2008년 8월 목에 올무가 걸린 채로 발견돼 치료 뒤 재방사됐고 송원도 2006년 9월 허리에 올무가 걸렸다가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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