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국가 이익 대변 역내 중심국 자임
이명박 대통령이 8일 발표한 `신(新)아시아 외교 구상'은 우리나라가 국제무대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내 중심국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게 골자다.
지난해 취임후 한반도 주변 `4강(强) 외교'를 마무리한 데 이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고 `저탄소 녹색성장'을 설파하는 등 최근 글로벌 이슈를 주도하면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역내에서 외교역량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것.
또 이는 최근들어 지구상 `힘의 중심'이 서구에서 아시아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아시아는 물론 국제사회의 관심이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계최대의 인구와 시장, 막대한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는 아시아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면서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실제 아시아는 전세계 인구의 52%에 해당하는 38억 인구와 전세계 GDP(국내총생산)의 21%(10조7천억달러), 전세계 교역의 26%(8조달러)를 차지하는 등 북미, 유럽연합(EU)과 함께 세계 3대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교역의 48%, 해외투자의 53%, 공적개발원조(ODA)의 47%가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그 비중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아시아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치밀한 외교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구상이다.
이런 인식을 토대로 우리 외교당국이 내놓은 아시아 외교의 `액션플랜'은 ▲범세계 이슈 해결 주도 ▲맞춤형 경제협력관계 추진 ▲아시아지역에 대한 역할.기여 증대 ▲이슈별 협력협의체(아시안 코커스) 구성 추진 등 4가지로 요약된다.
이 대통령의 신아시아 외교 구상은 당장 올초부터 정상외교 등을 통한 실질적 외교행보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속도전'이 외교정책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셈이다.
우선 올 하반기 중국에서 열리는 제2차 한.중.일 정상회담을 통해 동북아 3국간 협력의 공고한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4월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3와 EAS(동아시아정상회의), 6월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11월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및 동남아 순방 등을 통해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관계도 한단계 격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올 상반기 중 중앙아 3국 방문에 이어 내년에는 중앙아 5개국을 초청해 정상회의를 개최키로 하는 등 중앙아시아 등으로도 외교적 외연을 확대키로 했다.
아시아 모든 국가들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조속히 체결함으로써 역내 FTA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도 신아시아 외교 구상의 중요 포인트다.
이미 우리나라는 아세안과는 상품.서비스 분야의 FTA가 발효됐거나 타결된 상태이며, 인도와는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에 가서명했고 일본, 중국과는 각각 실무협의와 산학공동연구가 진행중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이 대통령의 남태평양 3개국 국빈방문 중에 호주, 뉴질랜드와 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함으로써 아시아 국가들과의 FTA 체결 추진 계획은 `순항'을 이어가게 됐다.
이밖에 동아시아 기후파트너십, 세계경제동아시아포럼(WEF)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한.아세안 센터 등 기존에 중점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협력 프로그램도 내실있게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아시아지역에서 중국과 일본이라는 거대한 양대 세력이 여전히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현실 하에서 이 대통령의 이같은 구상이 현실화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자국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냉정한 국제사회에서 경제위기 극복, 기후변화 등 글로벌 핫이슈에 대한 발언권을 높이는 게 오히려 경쟁국들의 견제를 초래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참모는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에서 빠른 시간내 선진국 문턱까지 진입한 사례를 기반으로 선.후진국간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조건을 활용해 금융위기, 기후변화, 개발협력 등 범세계 이슈에서 아시아 역내 협력 외교를 과감하게 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당면 현안에 대해 우리 입장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창의적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이 대통령의 신아시아 외교 구상은 이를 구체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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