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연장 불투명..유족 "위령비라도 세우는 게 소원"
진실ㆍ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한국전 당시 부산.마산.진주형무소 재소자와 보도연맹원 학살사건을 공식 인정한 가운데 활동기한 만료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진실위의 유해발굴작업 중단이 우려되고 있다.
5일 진실위에 따르면 2007년과 2008년 진실위 유해발굴팀은 한국전쟁 전후 군인,경찰에 의한 집단학살 사건에 대한 실태 파악과 진실규명을 위해 경북 경산 코발트 광산, 충북 청원 분터골 등 모두 9곳에 대한 발굴작업을 벌여 유해 1천여 개체와 2천400여개의 유품을 발견했다.
진실위는 지난 2006년 유해매장 추정지 조사용역에 착수, 전국 154곳을 선별해 지형변화 등으로 유해를 찾을 수 없는 곳을 제외한 39개 지역을 대상지로 추렸지만 아직 30곳 이상의 유해발굴이 남은 상태다.
올해 예정된 유해발굴지는 4곳으로 진실위는 이달 안으로 지역을 확정해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내년 4월 활동이 종료되는 진실위는 활동기한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지만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맞물려 기한연장을 장담할 수 없어 자칫 유해발굴 작업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예산과 인력 부족도 진실위의 유해발굴 작업속도를 더욱 더디게 하고 있다.
올해 진실위 발굴작업 예산은 8억4천여만원으로 지난해 9억9천여만원보다 17% 이상 삭감됐고 유해발굴 담당자는 고작 1명뿐이어서 유해발굴작업에 어려움이 크다.
진실위의 유해발굴작업이 중요한 것은 유해보다 확실한 학살의 증거가 없는데다 국가기관이 아닌 민간에서 발굴작업을 할 경우 진실규명 자체가 인정되기 힘들고 유족 대부분이 70~80대의 고령이어서 앞날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
60년 가까이 사회적 냉대와 연좌제의 차별 속에 살아온 유족들은 하루 빨리 유해를 수습해 고인과 가족의 한을 풀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1950년 8월 형이 육군 특무대에 예비검속돼 부산형무소에 수감 중 학살당한 정모(77) 씨는 "형이 어디서 죽었는지 어디에 묻혔는지 알 수 없지만 유해를 합장해 위령비라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부산형무소 재소자 학살사건 진실규명으로 형의 죽음을 확인한 천모(70) 씨도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국가는 같지 않느냐"며 "정부가 나서서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유해발굴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진실위 관계자는 "국군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과 같이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해서도 특별법을 제정해 유해발굴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운영 부산경남 유족회 전 사무국장은 "정부가 유해발굴뿐만 아니라 수습된 유해를 보관, 관리하는 데도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유해매장지는 전국 150여 곳으로 추정되는데 부산지역은 해운대 장산골짜기, 용호동 앞바다 등 3곳이 진실위에 의해 확인됐지만 수장(水葬)과 지형변화로 실제 유해발굴이 가능한 곳은 사하구 구평동 동매산 8부 능선 정도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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