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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의 조건, '운동'

유희준

입력 : 2009.03.03 22:31|수정 : 2009.03.04 09:28


오늘(3일) 총리 공관내 삼청당에서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한승수 총리는 취임한 지 1년이 된 소회와 녹색성장 전략, 4대 강 살리기 프로젝트, 자원외교 등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를 꺼냈습니다.

그런데 오늘 나온 얘기 중에서 저는 총리의 건강관리에 대한 얘기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매일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는 한 총리의 건강관리 비결이 궁금했는데, 비결은 바로 매일 새벽 5시에 하는 '러닝머신' 운동이더군요.

총리의 살인적 일정을 참고로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 총리는 지난주 국회 대정부 질문 때 사흘간 하루종일 국회의원들의 질문을  소화했습니다. 299명의 의원 대 1명의 국무총리. 어떤 질문이 나올 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무총리실은 질문 답변서를 만드느라 국회가 시작되면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국회법상 의원 질의는 24시간 전까지 하도록 돼 있습니다. 질문 요지를 관계 부처에  보내 답변을 준비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지요. 그런데 상당수 의원들은 질의를  전날 밤에 보내고 있고, 일부는 당일 새벽 1시에도 질문서를 보내더군요.

새벽 1시까지 질문요지를 기다리는 공무원들은 그제서야 답변 자료를 만드느라 분주해집니다. 꼬박 밤을 세워만든 질문서는 새벽에 출근하는 총리한테 전달됩니다.

이렇게 사흘간 총리는 대정부 질문을 하느라 정신 없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총리는 부산과 대구, 밀양, 김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국회 대정부 질문에 이어 곧바로 지방 출장까지 일주일 내내 상당히 바쁜 일정을 보내더군요.

일국의 총리인만큼 이렇게 일정을 보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런 일정도 건강이 뒷받침이 돼야 가능한 일입니다.

솔직히 73살의 나이에 이런 일정을 소화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한 총리는 춘천의 산간 마을인 서면에서 나고 자라  학교를 다닐 때 보통 30리 거리를 걷거나 배를 타고 다녔다고 말했습니다.

자갈밭을 뛰다시피 걸어가 배를 탄 뒤, 내려서 또 다시 걷고 하는 식으로 하루에 4시간 가량을 걸어다녔다는 옛 이야기를 하더군요.

어릴 때 습관도 영향을 줬지만,  총리는 등산과 걷기운동을 즐긴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어서는 무릎에 부담을 준다는 의사를 권고 때문에 최근에는 등산 대신 걷기 운동을 하는데, 요즘도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40분가량 '러닝머신'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지난해 서울시 출입 때 보니까 오세훈 서울시장도 매일 아침  30분 이상 스트레칭을 한다고 했습니다. 가을 등반 때 따라해보니  온 몸에 땀이 흐를 정도의 강도 높은 스트레칭이었습니다. 

오 시장은 군 제대 이후 줄 곧 스트레칭을 해왔는데, 제대로 자세를 잡아 정확하게 하면 스트레칭도 운동이 된다고 했습니다.

해외 출장을 가서도 아침 8시부터 밤 9시까지 공식일정을 잡고  한 곳이라도 더 방문하는 강행군을 하는 오 시장도 아무리 바빠도 스트레칭은 챙긴다고 합니다.

물론 틈이 나면 운동을 한다고 말하지만, 문제는 좀처럼 자투리 시간이 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지난해의 경우 오 시장은 매주 수요일 저녁 6시에 직원들과 남산을 등반했습니다. 그러나 바쁜 일정 때문에 본인이 즐기는 운동을 하지는 못하는 형편이라고 했습니다.

잘 아다시피 오 시장은 수영과 사이클, 마라톤을 즐깁니다. 철인3종 경기에 참여하려면 최소한 석달에서 6개월 정도는 몸을 만들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으로 있는 한 철인 3종 경기 참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하더군요.

정식 종목을 정해 운동하는 게 힘들다면, 가벼운 러닝머신이나 스트레칭을 지속적으로 하시는 게 어떨지 제안해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승수 국무총리을 지켜보면서 역시 건강은 리더십의 기본 조건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편집자주] 15년차의 경력에도 왕성한 취재력을 과시하는 유희준 기자는 현재 정치부 소속으로 총리실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굵직한 특종과 호소력 짙은 시사다큐로 2002년 한국방송대상과 2003, 2005년 한국기자상을 두번이나 수상하며 SBS 탐사보도의 위상을 높인 베테랑 방송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