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귀 후에도 정신질환…관리는 전혀 안돼, 다양한 대책 강구
부친을 살해했던 60대 정신이상자가 치료감호를 받고 출소한지 1년여 만에 또다시 살인죄로 경찰에 체포돼 치료감호제가 너무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일 서울 서초경찰서와 법무부에 따르면 노숙자 조모(62) 씨는 8년 전인 2001년 자신의 부친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사생활을 사사건건 간섭해 귀찮게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조씨는 재판과정에서 정신감정을 거친 끝에 정신이상자라는 판정을 받아 의정부교도소, 안양교도소 등을 거쳐 2002년 7월부터 공주 치료감호소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조씨가 "치료가 다 끝났다"는 판정을 받고 출소한 것은 2007년 11월.
출소한 뒤 갈 곳이 없어 노숙자 생활을 하던 조 씨는 감호소에서 나온 지 불과 1년 3개월 여만인 지난달 27일 서울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자신에게 욕설하고 "다른 곳에 가서 자라"며 괴롭힌다는 이유로 30대 노숙자를 살해했다.
경찰은 조씨의 이번 살인이 단순히 우발적인 범행만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와 다툼을 벌이기 전부터 조 씨 가슴 속에는 이미 흉기가 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조사결과 조 씨는 얼마 전 종로 지하철역에서 침낭을 도둑맞은 적이 있는데 범인을 잡으면 앙갚음하려고 흉기를 구입해 가지고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라도 흉기를 휘두를 준비가 돼 있었다는 점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경찰은 비록 조 씨가 "정신치료가 다 끝났다"는 판정을 받고 출소하긴 했지만, 올해가 2008년인지 2009년인지조차 헷갈려하는 등 정신상태가 여전히 정상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치료감호를 거친 출소자의 범행이 조 씨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
앞서 지난해 8월에는 정신분열증으로 10년 전 2살난 아들을 살해했던 40대가 80대 어머니까지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그는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3년에 치료감호 처분을 받고 7년 전 출소해 정상인처럼 생활해오긴 했지만 여전히 정신병 때문에 정기적으로 병원치료를 받아야할 정도로 불안정한 상태였다.
법무부 교정당국에 따르면 국내 유일한 치료감호소인 공주 치료감호소에는 현재 정신질환자를 비롯해 마약·알코올 중독자, 성범죄자 등 모두 700∼800여 명이 수용돼 있다.
치료감호 기간은 최장 15년(정신이상자의 경우)이지만 6개월마다 진료심사를 통해 석방 여부를 결정하며, 잔여 형기가 없는 경우 그대로 사회로 복귀해 정상인처럼 생활한다.
그러나 치료감호 생활을 마치고 나온 적잖은 정신질환자들이 여전히 정신질환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지만, 그들에 대한 관리의 손길은 거의 미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치료감호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치료감호소 출소자들이 범행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는 것에 대해 현재 다양한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다"며 "관련법에 대한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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