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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방화사건' 검찰 수사 지지부진

입력 : 2009.03.02 16:12|수정 : 2009.03.02 16:32


경찰관에 의한 검사실 방화와 검사실 생수통 독극물 발견이라는 초유의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일주일이 다되도록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전주지검은 지난달 15일 오후 10시께 검찰청 신관 2층 H 검사실에 불을 지른 혐의(공용건조물 방화)로 전주 덕진경찰서 김모(43) 경사를 24일 구속했다.

김 경사를 구속할 때만 해도 검찰은 범행 입증에 상당한 자신을 보였다.

조직폭력배와 유착해 허위 공문서를 작성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김 경사가 수사에 앙심을 품고 담당 H 검사실에 불을 질렀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었다.

문제는 다음부터.

김 경사가 담당 검사실에 라이터를 두고 나왔다는 검찰 발표에 대해 '수사 경력 15년의 베테랑 형사가 불을 지른 뒤 증거물을 범행 현장에 놔뒀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검찰은 아무런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구속 이후 수시로 김 경사를 불러 조사하고 있지만 김 경사의 강력한 부인에 수사는 더이상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 경사의 알리바이 수사도 지지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검찰은 애초 김 경사 부인이 운영하는 김밥집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3대의 테이프를 수거한 뒤 "김 경사는 범행 시각인 지난달 15일 밤에 김밥집에서 일을 도와줬다고 했지만 17일 오전 2시 이전의 CCTV는 모두 지워져 있다"며 "이는 김 경사가 알리바이를 조작하려고 지웠다는 증거"라고 강조했었다.

이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CCTV 화면 복원에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복원 가능 여부는 바로 판단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건물 출입구에 설치하는 CCTV는 데이터 용량이 적은 저화질로 촬영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한달 가까이 녹화되며, 하드디스크가 새로운 내용으로 완전히 덮어씌워지지 않는 한 예전 녹화 장면을 쉽게 복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CCTV 화면을 분석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결과에 대해 확인을 거부한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생수통 제초제 사건도 마찬가지다.

사건 발생 당시에 검찰청 직원은 단순한 생수 오염으로 판단하고 생수통을 업체에 돌려줬었다.

검찰은 지난달 15일 방화 사건이 일어나자 뒤늦게 생수통 사건과 연관성이 있는 것이 아닌가 보고 부랴부랴 생수통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한 끝에 생수에 제초제 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처럼 수사 검사실 생수통에서 농약 성분이 발견되는가 하면 같은 방에서 방화가 발생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이어지는데도 검찰은 혐의를 극구 부인하는 경찰관을 구속한 것 빼고는 수사에 아무런 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아직 김 경사와 '농약 생수통 사건'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며 "여러모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사 중인 사안이라 더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