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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폐 유통 확산…경찰 부실대응 '도마'

입력 : 2009.03.01 17:57


제과점 여주인 납치 사건의 피의자 정승희(32)씨가 경찰로부터 건네받은 수사용 위조지폐 가운데 일부가 회수되지 않은 것으로 1일 확인되면서 이번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부실한 대응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씨가 대포폰 구입 명목으로 지불한 1만원권 위조지폐 27장이 회수되지 않아 위폐 사용으로 인한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어 그동안 위폐 유통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경찰이 적절하지 못한 대응으로 일관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경찰은 그동안 `위폐 유통'이 현실화되면서 곤혹스런 상황에 빠졌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도 못했다.

경찰은 지난달 17일 정씨가 강남에서 오토바이 구입을 위해 처음으로 위폐를 사용했을 때 위폐의 특징을 상세히 공개하고 시민의 주의를 당부하기는커녕 이를 숨기는데 급급했다.

경찰은 당초 모조지폐가 누구라도 곧바로 위폐임을 알 수 있다고 밝혀 위폐사용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정씨가 오토바이를 구입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폐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자 경찰은 2월 18일 이번 사건에 사용된 수사용 위조지폐를 전격 공개했지만, 이때는 이미 정씨가 수차례 위폐를 사용한 뒤였다.

실제로 정씨는 지난달 14일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대포폰을 구입하려고 택배기사에게 30만원 상당의 위폐를 넘겨줬다.

경찰은 지난달 종로 포장마차, 혜화동 복권가게, 중랑구 망우동 상점에서 1장씩 발견된 위폐의 경우 정씨가 택배기사에게 준 위폐 30장 중 일부가 유통된 것으로 추정하고 미회수한 위폐를 모두 27장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경찰이 처음부터 위폐의 사용을 솔직하게 밝히고 시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더라면 정씨가 위폐를 추가로 사용한 것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정씨가 위조지폐를 소각한 이유로 `일련번호가 같은 등 위조지폐를 사용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을 들고 있어 경찰의 위폐 사용에 대한 `때늦은' 발표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경찰의 추정대로 서울 시내 3곳에서 발견된 위폐가 정씨가 택배기사에게 건넨 위폐 중 일부라면 나머지 27장의 위폐도 이미 시중에 유통됐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정씨가 6천여장을 소각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타고 남은 재를 정밀감식하더라도 구체적인 매수는 확인하기 어려워 더 많은 위폐가 돌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로부터 위폐 30장을 건네받은 택배기사와 대포폰 판매자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씨가 위폐를 소각했다는 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의뢰했지만 몇 장을 소각했는지는 국과수를 통해서도 확인하기 힘들 것"이라며 "정씨가 위폐를 유기.은폐했을 가능성에 대해서 정밀 수사 중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