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5명이 실종된 신안 선박 침몰사고 과정에서 조난신호 발신기가 작동하지 않아 구조 등 초기대응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전남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신안군 가거도 해상에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진호에는 선박의 위치와 조난사실을 알려주는 '조난위치 자동발신장치'(EPIRB.Emergency Position Indicating Radio Beacon)가 있었지만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EPIRB는 선박이 침몰하면 수심 2-4m의 바닷속에서 수압에 의해 자동으로 터지면서 물 위로 떠올라 그 위치에서 최소 48시간 동안 위성을 통해 해경청 상황실에 조난신호를 보내는 장비다.
이 장치가 제대로 작동만 한다면 해경 등이 사고 발생과 지점을 신속히 파악할 수 있는데, 오작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가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30일 울산 동구 방어진 해상에서 선원 9명을 태운 채 실종된 영진호에서도 이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해경이 선박과 선원을 찾는데 진땀을 뺐었다.
이 장비는 300t 이상의 화물선과 길이 24m 이상의 어선에는 선체의 상단에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하지만 어민들은 오작동에 대비해 밧줄로 묶어 놓거나 기관실 내부에 방치해 고장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나마 정진호에는 조타실 오른편 외부에 EPIRB를 설치해 오작동 가능성을 줄였는데도 이번에 작동하지 않아 해경은 정확한 원인을 조사중이다.
해경 관계자는 "조난 발신기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경비정을 이용해 신속히 조난자를 구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최소한 침몰지점을 파악하기 위해 뒤늦게 부산을 떠는 경우는 없었을 것"이라며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항상 작동 여부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압항선).석진(바지선)호는 지난달 23일 오후 부산에서 출발해 중국으로 항해하던 중 24일 연락이 두절돼 27일 오후 석진호만 발견되고 정진호와 선원 5명은 실종됐다.
(목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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