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신입사원들의 초임을 5~10% 삭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재원으로 일자리 나누기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설명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신입사원의 초임을 깎는데 이어 현재 직원들 임금까지도 낮추는 방안들도 속속 마련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계는 대기업들이 결국 노동자들의 임금삭감 기회로 현 상황을 악용하는 게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 직전 단계로 일단 대기업 임원들의 연봉 삭감 기사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임원 연봉 20% 정도를 삭감한다고 하고, 현대기아차 그룹도 임원 급여를 10% 줄인다고 합니다.
SK그룹은 임원 600명의 연봉을 10~20% 자진삭감 한다고 하고, 포스코도 임원 연봉의 10%를 낮추기로 했답니다.
아직 들어오지도 않은 신입사원, 그룹의 임원, 그럼 다음은...
노동계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데 '아니다'라고 말하긴 실로 어렵습니다. 일단 지켜 봐야겠죠.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마련한 재원을 일자리 나누기에 쓰겠다는 대기업들이 실제로 올 신입사원 채용의 규모 문제를 놓고는 말을 아끼고 있다는 겁니다.
어제 정기주총을 마친 포스코만이 정규직 채용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며 1,000~2,000명을 채용하고 인턴초 1,600명을 채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아예 입을 다물거나, 주주총회가 다음달 잡혀 있기 때문에 지금은 채용 규모를 밝히기 힘들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해 7,500명을 채용했던 삼성은 다음주 계열사별로 모집 공고가 나가지만 그룹 전체로 몇명을 모집하는지는 집계 하지 않아서 지난해 채용규모와 비교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할 말이 없다"라는게 공식입장입니다.
삼성측 임원과 통화한 결과, "지난해보다 많이 하긴 어렵지 않느냐, 그렇지만 채용규모를 줄인다고 밝히면 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어떻게 피하겠느냐" 며 상당히 고민하는 모습입니다.
삼성측은 당장 다음주 모집 공고엔 '00명' 내지는 '000명' 식으로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분위기를 따라서 채용 인원수를 조정하겠다는 거겠죠. 이런 현상은 모든 기업에서 마찬가지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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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2일 전경련 회장단이 모였습니다. 물론 그때도 위기상황이었죠.
당시 회장님들끼리 모여서 고용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하겠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는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특히 삼성과 LG, 현대기아차는 신규채용 규모를 전년과 비슷하게 할 것이란 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당시 기사를 검색해 보니 30대그룹은 2008년보다 20% 늘어난 8만 명 이상을 채용할 것이란 내용도 있더군요.
경제 상황이 더 안 좋아졌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입 사원의 초봉을 많게는 28%까지 깎고, 임원들도 연봉을 자진 삭감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물론 지난해 말까진 올해 경영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였을 겁니다.
그래도 대충의 윤곽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요.
새로 마련된 돈, 제대로 써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은 '불안감'이 최대의 적입니다.
적어도 불안감을 주지 말아야 노동계는 물론 국민들까지도 '돈 삭감'에 대해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보이기 식' 삭감이 돼선 안되며, 더구나 일반 직원들의 임금삭감을 위한 형식으로 현 분위기가 이용돼서는 더더욱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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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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