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금'이 최고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은행도 한국은행이 시중에 뿌리라고 준 돈을 그대로 한국은행에 돌려주는 일이 허다합니다. 일반인들도 집이나 땅을 사지 않습니다. 현금을 꼭 쥐고 있으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죠.
돈을 쓰지 않으니 물가가 떨어지겠죠. 그래도 수요는 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기업은 생산과 투자를 줄일 것이고, 결국 기업의 담보가치가 떨어집니다.
은행들은 대출을 해주지 않으려 하겠죠. 돈이 안 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신용경색이 심해집니다. 전형적인 '디플레이션' 현상이 벌어지게 되는 겁니다.
그럼 우리나라에도 이런 디플레이션이 오는게 아니냐 하는 우려가 나오겠죠. 삼성경제연구소는 '아직은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왜 그런 결론이 나왔는지 살펴볼까요.
2008년들어 미국의 부동산,주식,채권 등의 가격이 급속도로 떨어지면서 7조 7천억 달러 규모의 자산가치가 날아가 버렸습니다. 위에서 말한 디플레이션 형성 기반이 마련된 거죠.
여기에 경기가 부진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여서 현금 보유성향, 즉 돈을 꼭 쥐고 있으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한대로 정부나 중앙은행이 대규모로 돈을 뿌려도 유통이 되지 않습니다. 수요 부진이 심해지고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모습이 서서히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2008년 이후 미국과 일본의 '현금 보유성향'이 특히 심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9월 이후 석달만에 현금을 갖고 있으려는 성향이 두배 가까이 늘었다고 합니다. 디플레이션으로 가는 지름길인 '유동성 함정' 직전에 있다는게 삼성경제연구소의 진단입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현금 보유성향이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미국의 60분의 1수준입니다. IMF 직후때랑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라고 합니다. 또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여력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처럼 유동성 함정에 빠지거나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는 건 '시기 상조'라는게 연구소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연구소는 한국 경제 역시 경기 침체기에 진입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자산가치 하락이 진행중이라는 거죠. 그래서 지금 정부가 돈을 뿌리고 돌리는 정책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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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박사님들이 열심히 연구해서 이런 결과를 내놓았는데요. 솔직히 소비자 입장에서 약간 다른 상황도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과연 우리 나라의 현금 보유성향이 연구소 진단대로 아주 낮은 수준인가?
금리를 인하하고 정부가 돈을 뿌리는 게 적절하게 경기에 반영 되는가?
민간 연구소의 연구 결과지만 정부가 지금 외치고 주장하는 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게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지금이라도 바라는 건, 연구소가 전제로 한 상황들이 '실제'였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아니면 적어도 앞으로라도 현실로 벌어지길 기대라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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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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