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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치의 계절' 잠행

입력 : 2009.02.22 14:27

3월 캐나다 방문계획 취소…잠행 길지는 않을듯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로우키(low-key)'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일 이명박 대통령과 당 최고위원.중진들의 청와대 오찬 회동에서 "쟁점법안일수록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소신을 밝힌 이후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이 '우리도 목소리를 내겠다'며 2월 임시국회 이후 본격적인 계파 모임 의사를 피력한 데 대해서는 경제가 어려운데 계파싸움을 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만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박 전 대표의 입장은 친박 성향 의원들에게는 당내 갈등을 촉발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정치적 언행은 자제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전파되고 있다.

이와 함께 박 전대표는 한때 내달 중순부터 열흘간 일정으로 캐나다 방문을 검토해오다 최근 일정을 취소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대표측은 2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외국 방문을 검토했는데, 박 전 대표가 일정이 맞지 않아서 이번에 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단 캐나다 방문이 취소되기는 했지만, 캐나다행이 검토된 시기가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귀국하고, 4.29 재.보선 공천 논의가 급물살을 탈 시점인 내달 중순이었기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복잡한 국내 정치공간을 일부러 떠나 있으려 하는게 아니냐는 해석이 돌았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이와 관련, "캐나다 방문 일정은 오래전부터 초청을 받아 검토해 온 사안"이라며 "박 전 대표가 외국을 가고 안가는 것을 이런저런 상황과 연결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측근은 또 "박 전 대표는 현 정권이 국가를 잘 운영하도록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에서 하등의 변화가 없다"면서 "오히려 박 전 대표를 이 전 최고위원과 같은 반열에 놓는 자체가 우스운 일이고, 재.보선도 당이 알아서 치르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9 총선 이후 친이.친박 첫 충돌지로 점쳐졌던 경주지역 재선거의 경우, 친박 인사인 정수성씨가 무소속 출마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져 공천 충돌 가능성 자체가 낮아진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잠행이 길어질 것 같지는 않다.

오는 4월로 임기가 종료되는 당협위원장 선출과 관련, 일부 복당한 친박 의원 지역 당협위원장 인선 문제를 놓고는 당내 계파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지도부의 방침을 지켜보겠지만, 국회의원이 입당한 경우 당협위원장도 해당 의원이 맡는 것이 정치 상식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측근은 "이 문제는 한나라당이 어떻게 가야 되는가 원칙과 연결되는 중요한 문제"라며 "유.불리를 떠나 복당이 됐으면 현역의원이 당원협의회를 맡는 것이 당연한 정치의 틀이지만, 박 전 대표가 나서면 오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당 지도부에서 바르게 처리하기를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