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5일 12지신상 등 경매…저지시위로 혼란 예상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의 면담 후 냉랭해진 프랑스와 중국의 관계가 이번주에는 '약탈 문화재' 공방으로 얼룩질 것으로 보인다.
청나라 황제의 여름별궁인 위안밍위안(圓明園)의 쥐머리, 토끼머리 동상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환 요구가 거센 가운데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1936-2008)의 소장품 경매는 23∼25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당초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미술품 경매회사인 크리스티는 경매 일정에 아무런 변동이 없다고 밝혔으며 이브 생 로랑의 연인 겸 동업자인 피에르 베르주 역시 "중국정부에 (문제의 청동상을) 돌려줄 의향이 없다"고 쐐기를 박아 경매가 임박한 양국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술품 소장자인 베르주는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여기에다 한술 더 떠 "중국 정부가 필요하면 경매에 참여하면 된다"면서 "만일 중국 정부가 인권문제를 인정할 준비가 돼 있다면 이들 청동상을 중국에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민감한 중국의 인권문제까지 거론했다.
베르주의 이런 자극적인 발언에 대한 중국정부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경매 기간 프랑스 내의 중국 유학생 등은 경매 저지를 선언한 상태여서 시위 등으로 경매일정이 순탄하게 진행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파리지방법원 재판부는 23일 경매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에 청동 12지상의 일부인 쥐머리, 토끼머리 동상의 경매 중단을 요구하며 중국 측 변호인단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판결을 내릴 예정이어서 사법적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변호인단은 제2차 아편전쟁 중 프랑스와 영국 군에 약탈돼 이브 생 로랑의 집안에 소장돼 온 위안밍위안 문화재의 경매를 중단시켜 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면서 "중국 정부는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쥐와 토끼머리상의 낙찰가는 각각 1천만유로(1천300만달러, 약190억원)를 웃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경매에서는 이브 생 로랑과 베르주가 수십년 동안 수집한 700점 이상의 개인 소장품이 선보일 예정이며 2억∼3억유로(2억5천300만달러∼3억8천만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에 앞서 중국과 프랑스는 작년 올림픽 성화봉송 반대시위와 사르코지 대통령과 달라이라마의 회동 등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치, 외교적 갈등에 휩싸였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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